윤혜신

  • [망한논문 참고자료] (4) 윤혜신, 『귀신과 트라우마 – 한국 고전 서사에 나타난 귀신 탐색』, 서울:지식의 날개, 2014(초판 2쇄)

    [망한논문 참고자료] (4) 윤혜신, 『귀신과 트라우마 – 한국 고전 서사에 나타난 귀신 탐색』, 서울:지식의 날개, 2014(초판 2쇄)

    7쪽 “일단 이 글에서는 다음과 같은 존재를 귀신으로 보겠다. 귀신은 ① 인격성을 기반으로 한, ② 착한 신이 아닌 인간에 대해 파괴적 성향을 가진 ③ 초월적 존재이다. 위 세 조건을 다 만족시키지 않아도 ④ 당대 사람들이 ‘귀(鬼)’로 표현한 대상이다.” 26쪽 “(김대성 설화를 언급하며) 살아서 말하지 않던 동물이 죽어서는 말을 한다. 영혼 상태에서의 자기 표현이 생존 시보다 자유롭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42쪽 “어떤 귀신을 ‘소복녀’로 판정하려면 다음 세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①영혼 유형일 것, ②심리적으로 트라우마의 상태일 것, ③ 트라우마를 해소할 의지를 가진 귀신일 것” 43쪽 “조선시대에는 전란으로 야기된 불안한 정서가 몽유록, 소설, 실기, 야담, 패설 등과 같은 다양한 장르로 표출되고 있어 대규모로 집단적 트라우마가 발생한 자취를 담고 있다.” 43쪽 “트라우마를 가진 영혼 중에서도 특히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소리만 내는 귀신은 강렬한 트라우마를 암시한다. 외적으로 형상은 드러내지 않고 일정 시간에 찾아과 소리만 내는 귀신은 대부분 자연사가 아니라 사고사를 당했거나 전란에서 죽은 영혼들이다.” 43쪽 “트라우마를 가진 귀신서사에서 주목할 사실은 귀신이 되기 전, 즉 생전에 신분상 종이었던 여성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젊고 예쁜 여종, 비구니, 계모 아래의 전처 소생 등 그들은 집단 속에서 약자였다. 이야기 속에서 그들은 겁간당하고 죽임을 당하거나 누명을 쓰고 죽는다.” 43쪽 “ 조선의 보수적이고 이중적인 성담론과 문화는 실제로는 성욕구를 추구하면서도 남의 시선과 사회의 윤리를 넘어서지 못해서 약자인 여성들을 살려 두지 않았다. 여성들은 힘없고 약해서 죽었으나 억울한 그들은 결코 죽을 수 없었다. 자매가 귀신으로 등장하는 고소설 장화홍련전에서 자매는 결혼 전에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는데 이처럼 성에 대해 이분법적 잣대를 가진 성문화는 약자의 비극적인 죽음을 초래했다.” 43~44쪽 “장화와 홍련이 소복녀의 원조 격에 해당하는 귀신으로 보인다. 그러나 옷에 대해 말하자면 이들은 소복을 입고 있지는 않다. 홍련은 녹색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입고 등장한다. 또 소복보다는 일상복을 입은 귀신이 많다. 1400면대 『용재총화』에 따르면 한 여귀는 붉은 난삼(유생, 생원, 진사 등이 입던 예복)을 입었다. 싸늘한 표정보다는 오히려 곱고 용모가 아름답고 우아한 미인(어우야담 150화, 155화)도 적지 않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하면 소복녀는 조선 중기 이후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54~56쪽 “「요얼, 귀신의 재앙」(「산고속집」, 『기언』 58권) 귀신은 조화를 부리는 영혼이요 만물의 본체라서 떼어놓을 수 없다. 정기는 서로 교감할 수 있어서 기도하면 응하고 오개 하면 이른다. 귀신이 바르게 활동하면 겨울은 춥고 여름은 더우며 봄에는 싹이 트고 가을에는 거두게 된다. (중략) 그래서 은나라 사람은 제사를 엄격히 하여 귀신의 덕을 밝혔던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귀신이 요사를 부려 재앙을 일으키는 경우, 또 죽었음에도 영혼이 흩어지지 않은 경우 재앙과 복을 준다는 구실로 사람에게 얻어먹는 경우가 있다면 이것은 절대 귀신의 바른 모습이 아니다.(중략) 지금 너희 귀신을 위하여 정성껏 재걔를 하고 정결한 음식을 장만하여 너희 귀신에게 빌면서 올바른 도리로 권유한다. (중략) 귀신과 사람이 화합하면 국가에 정해진 법이 있어 영원토록 풍성한 대우가 있을 것이니 요망한 악으로 너의 덕을 어지럽히지 말고 재해로 사람을 괴롭히지 말 것이며 스스로 너희 귀신의 수치가 되는 일을 저지르지 말라. 속히 거행할지어다“ 신유년 4월 25일. 허목. (1600년대 사람) “따라서 제사는 정성스러운 봉양이라기보다는 귀신을 압박하기 위한 일종의 유인물이 된다.” 60~61쪽 “(어우야담 228화 유사종 이야기) 부제학 유숙의 어머니인 이씨는 서자인 유사종의 딸을 데리고 있었다. (중략) 하루는 이씨가 밤에 꿈을 꾸었다. 유사종이 뜰에서 백번 절하며 사례를 하는데 부녀자들이 입는 붉은 장옷을 입고 있었다. 꿈에서 깨어 슬퍼하며 자녀들에게 말했다. “지난 밤 꿈에 유사종이 왔더구나. 뜰에서 백 번 절하고 사례하는데 필시 내가 자기 딸을 혼인시킨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남자 옷을 입지 않고 왜 부녀자의 붉은 옷을 입고 있을까?” (중략) “제 아버님은 황해도에서 난리를 만나 떠돌다가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염습할 옷이 없어 저의 어머니께서 붉은 색 장옷을 벗어 입혀 드렸지요. 저승에서 입고 온 옷은 염할 때 입으셨던 옷일 것입니다.”” 62쪽 “트라우마의 치유를 추구하는 방식은 모든 귀신이 같지 않다.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치유형’으로 트라우마를 적극적으로 치유하고자 분투하는 귀신이다. 둘째는 ‘복수형’으로 귀신은 파괴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트라우마를 발산한다. 셋째는 ‘방황형’으로 귀신은 트라우마의 치유법을 알지 못한 채 방황한다.” 66쪽 “여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중략) 그녀는 ‘장례를 통한 안치’를 얻어냈다. (중략) 이런 상황에 빠진 귀신은 인간 앞에 출몰을 반복한다. 언제까지? 장례가 치러지고 시체가 땅에 묻힐 때 까지. 장례는 왜 중요할까? (중략) 의례 중에서 장례는 인간이 삶을 마감하면서 마지막으로 사회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장례를 통해 죽은 자는 새로운 형태의 삶을 사회 속에서 살게 된다. 역설적인 생존이다. 이야기에서(어우야담 143화) 여성은 전란 통에 굶주림으로 죽어 귀신이 되었지만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마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자신의 죽음이 공적(公的)으로 인정되기를 바랐으며, 그 의미를 갖는 의례인 장례를 원하였다.“ 67쪽 “개인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려는 귀신으로 「장화홍련전」의 두 자매가 대표적이다. 계모의 계략에 따라 두 자매는 결혼 전에 임신했다는 누명 아래 억울한 죽음을 맞지만, 귀신의 모습으로나마 마을 부사에게 나타나 하소연을 하고 이어 누명을 벗고, 트라우마를 치유한다.” 75쪽 (정을선전에 붙여) “진실과 결백이 소통되지 않아 죽음을 택했던 귀신은 상대의 사랑과 구원에 의해 ‘회생’되었다. 이 회생은 두 사람이 소통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신부를 향한 신랑의 사랑이 방황하는 귀신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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