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괴담

오피스 괴담

저자

범유진,최유안,김진영,김혜영,전혜진

발행

안전가옥

발행일

2023-12-15

책소개

소설·영화·논픽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작가들이 포착한 사무실의 어둠. 사회인은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직장 생활이 마냥 즐겁고 보람차다면 좋겠지만, 좌절로 힘들어하며 지낼 때가 적지 않다. 맡은 일을 해내지 못해 눈총을 받고, 의지했던 동료에게 뒤통수를 맞고, 건강을 바쳐 일한 대가로 보잘것없는 월급을 받고 있노라면 매일같이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이 문득 괴로워진다. 일을 해 봤다면 겪을 수밖에 없는 이 고통이, 《오피스 괴담》이라는 작품집의 바탕이 되었다.

소설뿐 아니라 영화, 논픽션 등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한창 활약 중인 다섯 명의 작가들이 우리네 직장에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를 들여다보았다. 신입 사원을 따돌린 채 서늘한 비밀을 공유하는 작은 회사의 구성원들을 그린 〈오버타임 크리스마스〉, 사연 많은 고택에서 정부 행사를 준비하는 공무원과 행사 실무자의 애환이 생생하게 담긴 〈명주고택〉, 근무 계약 연장을 간절히 바라는 30대 후반 싱글맘에게 닥친 차가운 현실을 조명한 〈행복을 드립니다〉, 상사의 횡포에 익숙해져 버린 사회 초년생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다룬 〈오피스 파파〉, 근무자의 삶보다 업무 효율을 추구하는 초대형 물류 센터의 비극을 담은 〈컨베이어 리바이어던〉은 오싹한 호러 스토리인 동시에, 이 사회의 일터에 대한 날카로운 르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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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사항

목차

  • 오버타임 크리스마스(범유진)
  • 명주고택(최유안)
  • 행복을 드립니다(김진영)
  • 오피스 파파(김혜영)
  • 컨베이어 리바이어던(전혜진)

수록작 소개

컨베이어 리바이어던

대학생 소민은 잃어버린 아이패드를 다시 살 돈이 필요해져 대형 쇼핑몰 딜리원의 물류 센터 아르바이트에 지원한다. 딜리원이 팀을 짜서 오래 일하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소민은 중고 거래 앱을 통해 윤주의 팀에 합류한다. 윤주의 가족이 모두 팀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소민은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는 윤주네가 이상하다고 여기지만, 차마 사정을 묻지 못한다. 한편 물류 센터 앞에는 주기적으로 딸을 찾는다는 팻말을 든 아주머니가 나타나고, 소민은 윤주가 그 일로 매니저와 입씨름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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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직장, 괴담이 현실이 되는 곳

‘괴담’. 이치에 어긋나는, 상식 밖의 사건을 다룬 이야기를 가리킨다. 일상에서 괴담을 체험하기 가장 쉬운 곳이라면 아무래도 직장이다. 직장에서는 평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변하곤 한다. 신입 사원의 사수는 업무가 아닌 설거지 인수인계를 하고, 동료의 협조 요청을 받았던 직원은 바빠서 아무것도 처리하지 못했다는 말을 가볍게 던진다. 부하 직원의 기획서를 받아 본 상사는 이럴 거면 아예 일하지 말라며 손에 잡히는 물건을 집어 던지기 바쁜데, 계약직 사원은 그런 상사가 있는 직장조차 붙잡아야 한다. 직원들의 삶이 이토록 고달프건만 회사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노라 약속한다. 모두 《오피스 괴담》 수록작에 담겨 있는, 실로 현실적인 사연들이다.

과감한 복수와 억울한 죽음이 드러내는 현실 세계 속 두려움

직장을 쉽게 그만둘 수 있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우리는 괴이한 일이라도 상상해 가며 울분을 삭여야 한다. 《오피스 괴담》 속 다섯 작품의 인물들은 불합리를 받아들이라는 압력에 순순히 끄덕이는 대신, 직장 생활을 망가뜨린 원흉에게 복수할 방법을 찾아 나선다. 복수의 양상은 호러라는 장르에 걸맞게 통쾌할 정도로 과감하지만, 아쉽게도 모든 시도가 성공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현실을 살짝 넘어서 있는 소설 속 주인공에게도 대갚음은 어려운 일이다. 다섯 편의 수록작 전체에 억울한 죽음이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이 사회의 업무 환경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선 사람들의 절망과 공포가 자연히 그런 형태를 띠게 되어서인지도 모른다. 잘 만들어진 환상은 현실에 기반을 둔다. 작품집 뒤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어 보면 각 작품이 생생한 경험과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야기라는 도구를 통해 이 시대를 비춰 온 작가들의 통찰이, 지금도 일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독자들에게 깊이 다가가기를 바란다.

관련소식

  • “오피스 괴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에 오피스 괴담에 수록한 “컨베이어 리바이어던”에 대해 조금 말씀드립니다. 제목만으로도 아마 어떤 분들은 내용을 짐작하실 수도 있겠지요. 이번 이야기는 코로나 기간 중에 당일배송 물류창고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저는 수도권에 살고 있고, 차로 조금만 가면 이런저런 물류센터들이 보입니다. 집 가까이 물류센터가 들어왔을 때 어떤 사람들은 당일로 정산되는 시스템이 좋아서 가까운 물류창고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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