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dc….. 홍지운 작가의 글이 아마 처음 종이책으로 묶여 나온 것이 “무안만용 가르바니온”이었다. 그 스키스키 다이스키 꽃비꽃비 하는 그 가르바니온. 그 책은 말하자면 그의 작가로서의 데뷔작이었는데, 데뷔작에 김보영 작가님이 추천사를 써주시고, 듀나님이 와우북에서 그 책을 구입해 인증샷을 남기셨다. 그리고 십수년 뒤, 그는 브릿G에 올린 이영도 눈마새 팬픽 “제 17회 대호왕배 천하진미나가요리대회”로 이영도 타자님 본인께 “작가의 정체는 헨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마디로 “재능 없는 작가”라니, 개소리도 이런 개소리가 없다. 어, 듣고 있어요? 이 기만자 홍교수님!! ㅋㅋㅋㅋㅋ
굳이 말하자면 저는 제 작가로서의 목표를 양도 질도 아닌 기간으로 놓았던 셈이지요. 많이 쓰겠다, 최고의 작품을 쓰겠다가 아니라 오래오래 자주 쓰겠다, 로 말이에요.
그렇습니까, 단독저서가 스무 권 나오고 앤솔까지 하면 열 권은 더 붙을 분이 말이야.
이 리뷰는 홍지운 작가의 책이 잘못되었다는 취지로 쓰는 게 아니라, 이 책 자체가 거대한 아이러니로 가득한 정말 재미있는 책이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아, 구구절절 맞는 말도 있다. 제목 잘 짓는 법이라든가, 기획서 쓰기라든가, 분량이 남거나 모자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약간의 멘탈 다스리기도 있다. 예를 들면 이런 말.
열등감이란 무척 안온한 감정이기는 합니다. 더이상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포기하지 않아도 될 좋은 핑계가 되어주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 안온함은 무척이나 중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등감은 건강에 좋은 기호품은 아니니, 부디 사용에는 주의하시길 권합니다.
아마도 이건 교수로서 학생들 대하면서 정돈이 된 감정처럼 보이는데, 사실 매우 맞는 말이다. 사람이 창작을 하면서도, 마음속에는 올려다보는 좌표나 별이 한두개 이상은 다들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좌표를 입밖에 내면 십중팔구 주변에서 그런 말을 한다. “그 사람은 천재고”라든가 “목표를 너무 높이 잡지 말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거나. 그렇게 친절한 말들을 듣다보면 뱃속에 열등감이 테트리스 쌓이듯이 퇴적이 되기 마련인데, 그거 아니다. 누군가를 욕하고 저주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갈아넣으면서 하는 생각이라면야 신인이어도 부커상을 노릴 수 있고, 지망생이어도 김초엽 작가를 경쟁상대로 생각할 수 있는거지, 왜. 그리고 바로 그 부분을, 홍지운 작가는 좀 더 알아듣기 쉽고 상냥하게 말해준다. 그렇지, 좀 이런 기만자적인 책을 쓰긴 했어도, 좋은 작가이고 좋은 선생님이라니까.
애초에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저 언어화의 경험이 적을 뿐, 감각적으로 잡아채지 못했을 뿐 누구나 특별함을 갖고 있습니다. 애초에 작가가 되기 위한 특별함을 타고 난 사람이라는 이미지는 상당부분 허상이에요. 그리고 이런 허상은 장사치와 사이비 종교 교단에서 자주 함정으로 이용하고는 하지요. 창작자 집단의 분위기를 컬트적으로 만들어 숭배받고 싶어하는 얼뜨기도 이런 허상을 좋아하고요.
이 대목도 그렇고. 물론 나라면 이 말을 좀 더 신랄하게 하겠지만…… 그러니 에세이는 좀 다정한 사람이 쓰는 게 좋은 것 같기도. 그리고 작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 의자, 키보드, 마우스를 꼽은 것은 정말 박수치고 싶게 좋았다.
하지만 중간에 1등 상금이 100만원이고 3등 상금이 30만원이면 1등상 한번 받는 것보다 3등상 4번 받는 게 더 이익이라는 대목에서는…… 님…… 님!!!!!! (책 집어던짐) 님 양심 괜찮으심!!!!!!! 지금 누구 앞에서 재능이 있고 없고 3등상이 4번같은 소리를!!!!!! (주 : 홍지운은 SF 어워드 받았고 나는 아직 못 받았다. 이 빡침은 좀 정당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