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하고 질투하고 질투하는

여기저기 멋진 곳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올리는 작가님들을 보면서, 좋은 영감을 받을 것 같아서, 좋은 영감을 받으러 다닐 수 있는 시간이 있음을 부러워한다. 작가들끼리 모여서 술 마시는 사진을 올리는 작가님들을 보면서도 성격들이 좋겠지, 아마 체력도 좋을 거야 하고 부러워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한달에 한두권 이상 책이 나오는 것 같은 작가님들을 질투하고, 몇년에 한 권 나왔더니 나오자마자 화제가 되고 명작으로 꼽히는 작가님들을 부러워한다. 안 그럴 것 같은데도 행사나 방송에 나가는 작가님들을 부러워할 때가 있는데, 솔직히 그건 유명해지는 것보다는 체력이 부러운 쪽이다. 행사 한 번 다녀오고 나면 몸살이 나다 보니, 그런 것도 전부 체력으로 보인다. 상 받는 작가님들을 부러워하고, SF 어워드에 거의 매년 거론되는 작가님들을 부러워하고, 평론이 올라오거나 자신의 작품을 분석한 논문이 올라오는 작가님들을 부러워한다. 그런 것 없어도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을 쓴 작가님들을 질투하고 또 질투한다. 그렇게 질투하면서, 매일 회사에서 두들겨대던 수많은 엑셀파일들과, 오늘 저녁에는 무슨 반찬을 준비해야 하나, 애들이 주말에 어딜 가고 싶댔는데 시간을 내야 하는데,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이 장에 발을 담그고 있지만 내가 닿지 못한 것들을 때때로 그리워하고, 종종 뭔가를 더 이루기에는 시간과 체력이 부족해서 괴로워한다. 도망쳐서 혼자 어디서 한달만 글 쓰다가 왔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하다가도,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며 그냥, 애만 쓰고 있다.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출퇴근길에 책을 읽고, 퇴근해서 집안일을 대충 해놓고 글을 쓰고, 가능한 한 쓰고 싶은 것을 다 쓰고 갈 수 있도록 뇌세포를 아끼기 위해 술을 안 마시고, 계속 앉아서 글 쓸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걷고 가벼운 근력운동을 하는 정도라도 어떻게든 계속 하려고 애쓰는 것 뿐. 그러다가 때때로 명치에서부터 영문 모르게 미워하는 감정이 비집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지하철 안에서 동태눈을 하고 한시간째 릴스를 넘기는 사람을 쳐다보며, 시간이 많아서 좋겠네, 저렇게 뇌를 사용하지 않고 그저 흘려버리는 시간을 내가 좀 얻어다 가졌으면 지금보다는 나은 글을 쓸 텐데 하고 생각하다가, 남의 시간을 양도받는 그런 일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며 보던 책을 계속 보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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