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는 몸 돌보는 법 : 완경 전에 알아야 할 체력, 시간, 돈 준비 가이드 – 신예희, 유유

신예희 작가님이 나보다 네다섯 살 많으실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신예희 작가님이 겪고 있는 갱년기 증상들은 내가 몇년 뒤 겪게 될 증상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고, 곧 깨달았다.

임신 중에 벌어지는 일들과 비슷하구나, 이거. 밑도 끝도 없이 여기저기 아프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피부가 얇아지고, 여기저기 가렵고, 잠이 안 오고, 머리카락은 쑹덩쑹덩 빠지는데 갑자기 팔에 털이 자라기도 하고, 괄약근의 힘이 약해지거나 하는 일들 말이다. 임신 중에 임산부들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진 증상들과 비슷하다. 물론 갱년기라고 저 모든 증상이 다 오는 게 아니듯이, 임신 중에도 저 모든 증상이 다 오지는 않는다. 임신 중에 경험했던 증상과 비슷한 증상이 갱년기 때 나타나는 걸까, 설마. 생각해 보면 임신 중이나 완경 전후나, 여성 호르몬이 요동치는 시기인 것은 마찬가지니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합리적일 것 같다. 그나마 임신 중에는 저런 증상들이 온다 한들 약을 먹거나 바르지도 못하고 그냥 참아야 했지만, 갱년기에는 약을 먹고 병원에 가서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게 다행인 것이고, 임신 중에는 애 낳고 나면 회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갱년기에는 회복은 없고 완화만 있을 뿐이라는 게 차이겠지. 어쨌든 작가님은 생존을 위해 운동을 하셨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간만에 운동을 해야겠다, 가능하면 PT를 받으러 다녀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살 빼는 법”만 이야기하지 않는, 중년의 몸을 아프지 않게 관리하는 데 좀 관심을 갖는 트레이너를 만날 수 있으면. 그게 안 되면 일단 동네 걷기라도. 왜 우리 선생님이 날도 더운데 그렇게 여기저기 걸어 다니셨는지, 왜 몸 유연할 때 물구나무서기 같은 거라도 하라고 (선생님 저는 살면서 몸이 유연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미 십대 후반에도 어깨가 돌덩어리 같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다고요 ㅠㅠㅠㅠㅠ) 그러셨는지 이해가 가기도 했고.

그와 별개로,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면서, 사람들이 말하던 것, 책에서 이야기하던 것과 실제 임신이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생각하다가 소설 “280일” 같은 것도 쓰고 그랬는데, 사람들이 알고서 당하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은 다르다. 갱년기라는 말과 히스테리가 붙어 다니는 것도 못마땅하다. 분명히 신체적인 증상이고 사람이 고통을 받는 일인데 그냥 놀림거리 취급하는 것 말이다. 사람의 고통, 특히 여성의 생애주기와 연결된 고통은,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놀림거리가 되거나, 부끄러운 일이라는 듯 쉬쉬하면서, 정작 그 일을 앞둔 사람이 별 정보 없이 그런 일들을 당하게 만든다. 정말 필요한 책을 써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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