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의 장미 애니판 잡담 : 테르미도르 반동 다음날 겸 로베스피에르와 상주스트의 기일 기념 헛소리들

테르미도르 반동 다음날 겸 로베스피에르와 상주스트의 기일 기념 헛소리들.

어제 프랑스 올림픽 개막식에 목 잘린 마리 앙투아네트가 나오고 나서 뜻밖에 일본에서 너무한다는 의견들이 나오더라는데. 대체 일본인들은 베르사유의 장미를 뭘로 봤느냐, 그 우주명작이 나오고 벌써 50년인데 아직도 저러고들 있느냐, 이래서 왕정국가란 쯧쯧쯧 하고 한국 덕후들이 자와자와하던 가운데 토끼님이 뭔가 무서운 이야기를 가져오신 것이었다. 그러니까 “베르사유의 장미 덕분에 민중이 언제나 올바른 것은 아니고 권력에 취한 민중의 어리석음을 배우게 되었어”라는 일본인의 감상을.

아니 그거 아니잖아. 오스칼이 왜 혁명에 나섰다고 생각하는 거야. 앙드레 따라서 혁명하러 간 줄 아냐!!!!!! 하던 가운데 문득, 기억 저 편으로 날려버렸던 데자키 오사무의 악업이 하나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두둥)

베르바라 원작에서 오스칼은 혁명에 대해 독자들에게, 그리고 부하들에게 설명한 뒤, 자신은 귀족으로서의 권리와 재산을 버리고 이 혁명에 함께 하겠다고 나서면서 앙드레에게 “이 싸움이 끝나면 결혼식을 올리자” 고 속삭이고 가는데. ………같은 장면을 1979년 데자키 오사무가 후반부 연출을 맡았던 저 TV판 애니메이션에서 “나는 평민인 앙드레의 아내가 되었으니 남편을 따를 것이다.” 로 바꾼 것 하나만으로도 데자키 오사무는 죽을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데요. (나의 오스칼님은 그렇지 않거든!!!!!!!)

애니판에서는 혁명 이야기는 한두줄 하고서 자기는 평민인 앙드레의 아내가 되었으니 남편을 따르겠다고 하니까, 좀 전까지 오스칼의 깍듯한 부하였던 위병대 놈들이 축하한다고 하면서 자기 상사인 오스칼에게 거리감 없이, 마치 만만한 친구 부인을 대하듯이(…….) 하는 거……. 그 장면에서 위병대 놈들(아랑 포함) 싱글벙글 웃는 거 언제 현실에서 봤느냐 하면…… 애니메이션 그 장면을 보고 한참 뒤에 대학 가서 어떤 남자애가 윗학번 여자선배와 사귀거나 했을 때. “선배 누나”가 갑자기 “누구 여친”이 되는 그거.

데자키 오사무는 훌륭한 감독이고, 화면을 정지하고 일러스트 작풍으로 보여주는 하모니, 빛 쏟아지는 입사광, 스포트라이트같은 연출들 등등 그의 연출의 훌륭한 점을 집대성해서 베르바라 애니 후반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저 장면의 잘못된 오스칼 캐해로 불멸의 개저씨가 되었다고 생각함.

다시 한 번 말합니다. 불멸의 개저씨다 시발.

베르바라 애니판 후반부에서 오스칼이 “여성”으로서의 고민은 거의 없는 것도, 저 “아내라서” 도, 앙드레가 죽은 뒤 하루동안 마치 누가 나 좀 죽여달라는 듯 혼자 방황하고 다니는 것도 전부, 그릇된 캐해라고 생각합니다다 정말로. 작중 내내, 군인으로서 프랑스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마리 앙투아네트가 훌륭한 왕비가 되도록 보필하려고 하던 중, 로자리가 끓여 준 푸성귀 수프를 먹고 프랑스의 민중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고, 베르날 샤틀레와의 만남을 통해 민중의 불만을 이해하고, 그러면서도 나는 마지막까지 이 나라와 운명을 함께 하겠다고 하다가, 그 운명이 시민혁명에 있음을 깨닫고 혁명으로 가는 지식인인 오스칼을 대체 뭐라고 해석한거야. 님이 그렇게 해석한 애니메이션을 틀어놓으니까 아직도 저런 개소리들이 나오고 있잖아. 베르바라가 나오고 이제 20년도 30년도 40년도 아니고 50년인데. 캬악!!!!!!!

결론 : 후, 역시 베르바라는 사람을 각성시키기엔 너무나 순한 맛이었어. 열도의 덕후들이여, “경국의 재봉사 로즈 베르탱”같은 거 읽지 말고 가서 “테르미도르” 읽으십쇼. 아니, 로즈 베르탱 재미있긴 한데. 님들은 매운맛을 좀 봐야 한다. 김혜린 선생님의 매운맛을 좀 봐라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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