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교정 선생님의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과 세계관을 공유하는(그리고 나머 준도 잠깐 나오는) 소설 “달의 뒷면을 걷다”의 펀딩이 시작되었습니다. 또 다른 디오티마, 디오티마 우코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예요. 올해 현대문학에서 나온 “라비헴폴리스 2049″(박애진), “2023년생”(듀나) 들과 함께 순정만화 SF 소설 시리즈로 묶입니다. (제가 기획했어요.)
펀딩 페이지는 여기로 : https://www.aladin.co.kr/m/bookfund/view.aspx?pid=2229
이 시리즈를 기획했기 때문에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말인데, 사실 90년대를 풍미한 SF 순정만화의 외전을 지금 시대의 SF 작가들이 소설로 쓴다는 기획의 시작은, 바로 이 디오티마에서 출발합니다. 이 책하고, SF 리뷰집인 “순정만화에서 SF의 계보를 찾다”는요.
그때 정말 비슷한 시기에, 권교정 선생님께서 암 투병중이시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틴스피릿의 김지은 선생님도 돌아가시고, 또 웹툰 작가님들이 갑상선암 등에 걸리셨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었어요.
그때 제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살아계실 때 후대의 경의와 존경을 받으셔야 한다고. 지금 한국 SF에 여성작가가 이렇게 많은 원인에, 90년대의 SF 만화가 없겠는가. 지금 만약 한국에 SF가 흥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윗 계보에 계신 분들께 경의를 좀 표해야 하는 게 아닌가. 돌아가신 다음이 아니라 살아계실 때 그 추앙을 받으셔야 하는게 아닌가 하고요.
그런 생각으로 기획했던 일들 중 SF 리뷰집은 “순정만화에서 SF의 계보를 찾다“로 나왔고.
처음에는 앤솔러지 같은 것을 생각했던 것이 에이전시를 통해서 기획이 커지면서, 경장편 사이즈의 단독 단행본 시리즈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작 작가님들께 정식으로 사용 허락을 받고, 또 존경하는 듀나, 박애진 님이 함께 해주시면서 이와 같이 되었습니다.
이번 기획으로 소설 버전이 나온 여기 세 작품, “라비헴폴리스”, “1999년생”, 그리고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는 은 90년대 전기 및 후기의 SF만화를 대표할 만한 작품들입니다만, 이 시기에는 경의를 표해야 할 훌륭한 순정 SF작품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 작품들로 참여하기를 원하셨던 작가님들(SF)이 더 계셨습니다만, 바로 이와 같은 허가 관계로 성사되지 못한 건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라인업에 들어가지 않은 작품들에 대해서도 아마 많은 SF 작가들과 독자님들은 경의를 표하고 계실 것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보고 싶으셨을 줄 압니다만, 그렇게 되어서 이번에는 세 권이 나오게 되었음을 말씀드립니다.
부디 원작 사용을 허가해 주신 세 분, 선생님들께도 이 존경과 경의가 닿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