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9월 6일) 경북대학교에서 “2024년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작가 초청 강연회 – SF라는 세계를 만나다 : SF 작가를 만나다”의 첫 번째 강연자로서, “현실의 모순은 어떻게 SF가 되는가”라는 주제로 학생 여러분들을 뵙고 왔습니다.
사실 강연은 오후 2시였지만, 아침 일찍 갔어요. 국립 대구박물관을 보고 싶어서. 가서 전통 복식(여성 한복이나 신발 등)들을 구경하고 학교 가서, 이하진 작가님을 뵙고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저는 도서관 구석에 있는 작은 강의실 같은 데서 행사를 하는 거겠거니 하고 갔는데, 도서관 한가운데에 행사장이 있었어요. 4주에 걸쳐 저와 정보라 심완선 천선란 작가님 등 네 명의 작가들이 강연을 이어가는 행사였는데, 네 작가들의 책에 나오는 구절로 스탬프를 만들어 놓고(다이어리에 찍어 왔습니다) 책 제목과 작가 이름들로 아크릴 장식을 매달아 놓거나 책들을 전시해 두는 등, 작가의 강연이 학생들의 독서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해 두신 게 느껴져서 무척 두근거렸습니다. (아니 그런데 대학 도서관에 “족쇄 – 두 남매 이야기”는 왜 있는 거야아아아)
그건 그렇고 강의를 시작할 때 아이스브레이킹을 해야 하잖아요.
저는 그래서 경북대학교가 현대 한국 SF의 태동에 크게 기여한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야기” PC통신 에뮬레이터요…….
농담이 아니에요.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경북대 전자공학과의 동아리 하늘소라는 곳이 있었는데!!! 그들이 만든 “이야기”가 무척 편리했고!!! 그걸로 모르긴 몰라도 듀나님 김보영님 김창규님 셋 중 두분 이상은 접속하지 않았을까 등등….. 그렇게 저는 SF장르에 대해 들으러 온 학생들을 모시고 pc통신에 대해 떠드는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만, 하늘소의 “이야기”는 정말 훌륭한 프로그램이었는걸요.
그리고 동구권 SF 이야기 하다가 야로슬라프 올샤 대사님 이야기도 하고 1999년생 이야기 하다가 듀나님 신작 2023년생 영업도 하고 로켓 앤솔러지 기획 비화 이야기도 하고 대학 동아리에서 정보라 천선란 작가님 등등을 섭외하는 기획력 칭찬도 하고…….. 저는 재미있게 떠들다 왔는데 학생 여러분도 즐거우셨는지가 좀 걱정입니다. 🙂 기회가 되면 다음에 또 가고 싶다고 생각하며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