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쯤 위즈덤하우스에서 연락이 왔다. 단편소설을 단행본 한 권으로 묶는 시리즈가 나올 거라고. 구병모 작가님의 소설로 시작해서 매주 새로운 소설이 소개될 거라고. 그러니까 이 시리즈에는 나도 참여했다는 이야기다. 아직 게재가 되진 않았지만, 이미 원고는 넘어가 있다.
그동안 온라인으로 한달에 한 번씩 들어가서 몰아 읽었는데, 어쩌다 보니 놓친 작품도 있었다. 그래서 조금 늦게 읽게 된 것이 이 “할매 떡볶이 레시피”다. 16년동안 감옥에 들어갔다가 나와보니 조직이 사라져버린 전직 조폭 아들이 떡볶이 장사로 아들의 옥바라지를 하던 어머니의 손맛을 계승한다는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지만, 묘하게 조흔파의 “얄개전”같은 테이스트가 느껴지는 단편이다. 배경은 현대인데, 아이들이 다들 “옛날처럼 거칠”고 “그만하면 착하”다. 작가 본인이 교사로,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구체적인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고. 아마도 과거의 고전 명랑소설 느낌이 나는 것은 그 부분일 것 같기도 하다. 읽으면서 “작가의 의도는 알겠지만 꼭 이런 식으로 표현해야 하나”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작가의 말을 읽고 납득했기 때문에 그 점은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