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온하고 다정하고 무해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게 대체 뭐길래 이제는 책을 팔기 위한 마케팅 용어를 넘어 아예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우리는 다정하고 무해하다”고 주장하기에 이른 것일까. 정작 안온 다정 무해의 대명사처럼 호명되는 몇몇 작가들의 소설은 그다지 무해하지도, 힐링만을 목적으로 한 것도 아닌데도, 마치 책이나 콘텐츠를 팔려는 사람들이 마치 독자가 원하는 것은 안온 다정 무해한 위로일 뿐이라고 착각하는 듯이 자꾸만 그 소리를 입에 달고 있는 것은. 여튼 이 책에서 말하는 다정 무해는 어디까지나 마케팅을 위한 용어라고 보고 있다. 진심으로 다정 무해한 것만 집어넣는 영양가 없고 고민도 없고 지금 현실에 대한 관점도 없는 콘텐츠는 오래 가지 못하는 법이다. 무엇보다도 술, 욕, 성, 내 삶과 연결된 다양한 주제를 솔직하게 다루는 이야기가 어디가 안온 다정하기만 하다는 건지.
어쨌든 이 책은 위로와 공감을 내세우는 프로그램 “고막메이트”의 제작과 홍보, ‘막둥이’같은 애칭을 지어주고 회당 3천개가 넘어가는 댓글에 일일히 댓글을 달아주며 시청자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요령, 게스트에 따라 다르게 셋팅하는 환경들(게스트인 산들의 생일인 3월 20일에 맞춰 소품인 탁상시계를 맞춰 놓고 팬들이 찾아내게 한다거나), 공동제작 파트너의 경우 어느쪽의 로고를 먼저 넣어야 하는지, 홍보와 소통 채널을 이원화할 때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등 TV에서 디지털 환경으로 넘어왔을 때 콘텐츠는 어떤 식으로 제작하고 홍보해야 하는가, 그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콘텐츠의 코어한 면을 지켜가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치열하고 빽빽하게 들어있다가, 잊을 만 하면 “우리 콘텐츠는 다정하고 무해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요” 소리를 하고 있다. 정말로 다정 무해는, 이 책에서는 마케팅 용어인 셈이다.
잊을만 하면 나오는 저 “다정하고 무해한” 소리만 매직으로 그어버리고 읽는다면, 이 책은 디지털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내는 작업을 어떤 식으로 지속 가능하게 이어갈 수 있는가에 대한 밀도높은 경험담이자 제작팀을 꾸려가는 가이드가 된다. 어째서인지 “다정 무해” 소리를 이렇게 책의 분량이 늘어나도록 많이 집어넣은 장본인이 저자들(이자 고막메이트 제작진)이 아니라 위즈덤하우스 편집부가 아니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되긴 하지만, 표지나 제목과 상관없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부분이 꽤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