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안의 영웅 핸디 히어로

내 손 안의 영웅, 핸디 히어로 – 심너울, 우주라이크 소설

딱히 남다른 장점이 없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황기연은 시험을 보다 말고 스트레스로 초능력이 발현해 버린다. 동사무소에서 초물리능력보유자 안전교육을 받고 초인으로 등록한 기연은, ‘공시맨 황기연’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개설하고 영웅이 되겠다고 나선다. 동사무소에서 만난 공무원 감람석처럼 안정적인 일만 하다가 꿈을 잃고 나른하게 살고싶지 않고, 먼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여자친구 김민수가 초인 가산점을 받아 시험을 보라고 권하자 민수가 자신의 힘을 질투한다고 생각하며, 당장에라도 수퍼 영웅이 될 것 처럼 나서지만 B0급 초인인 기연에게 초인 일은 녹록치 않다. 초인 이피아에게 “배달 앱 같은” 핸디히어로 앱을 소개받아 파트너 히어로로 등록하지만, 작게는 길고양이부터 크게는 다마스만한 괴물들을 물리쳐봤자 핸디히어로 조끼나 온갖 소모품들, 지각비, 각종 수수료 등을 정산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게다가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몇번 호출을 거르거나 늦었더니 호출이 확 줄어버렸다. 고민 끝에 기연은 주소환의 도움을 받아 A-급 별구름을 소환한 뒤 이피아와 함께 물리치고 보상금을 나누기로 한다. 하지만 기연과 이피아 앞에 나타난 거대 별구름은 거의 건물 한 채 만한 크기였다.

예측하지 못할 만큼 놀라운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에 히어로들이 있으면 전부 동사무소에서 등록부터 할 거라는 이야기야 오래된 농담이지 않은가. 여기에 “배달의 민족”을 연상하게 하는 “핸디 히어로”앱과, 초인 플랫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강태영이 일부러 괴물을 풀더라는 이야기가 결합되며, 이 이야기는 초인이 등장하면서도 지극히 2021년의 한국을 제대로 담아낸다. 그러니 공무원이 최고라는 말이, IMF때 이후로 계속 나오는 거지. “세상 만사 지루해 보이는 게으른 동사무소 공무원이 초인적인 힘을 지니고 뭔가를 잡는 이야기”라는 하위 장르를 나눈다면, 나는 늘 할 말이 있다. 그리고 그 할 말에 대해 심너울은 이 이야기에서 감람석의 입을 빌려 거의 다 했다.

“제가 왜 공무원 하는지 신기하시죠? 사실 초인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죄다 위험한 거 뿐이거든요. PMC에서 같이 일하지 않겠냐고 연락 오고, 국정원이라든지. 돈도 되게 크게 부르고. 근데 거기서 돈을 많이 주는 이유가 뭐겠어요. 그 돈을 쓰면서까지 제 힘을 부리고 싶다는 거 아니겠어요? 남한테 잔뜩 이용당하다가 크게 다치거나 죽고 싶지는 않거든요.”

단 하나 비현실적인 점은, 드문 복합능력자인 감람석이 때때로 긴급 업무 뜰 때는 핸디히어로로 일한다는 설정인데, 실제로 그렇게 한다면 겸직신청에 뭐에 번거로운 일이 아주 많을 것이다. (그리고 겸직신청 내서 전부 승인이 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차피 초인이 나오고 괴물을 소환하는 시점에서 그 정도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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