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화제를 모았던 “며느라기“의 코멘터리 북. 올해 설과 추석에 며느라기 계정(min4rin)에 추가로 올라왔던 만화인 “정혜린과 무구일 부부가 어째서 명절에 안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정혜린이 명절에 아예 안 간다는 걸 알고 나서, 민사린이 탈이 나지 않게 천천히 조금씩 변화하다가 아예 이 상황에 익숙해지 않을까 고민하는 이야기”와 함께, 작가 주변인물 인터뷰 및 민사린, 무구영과의 가상인터뷰 만화가 들어가 있다. 볼 거리가 많은 작은 책인데, 본편과 같이 묶여 있거나 적어도 판형이 통일되어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느라기 본책은 신국판 변형, 코멘터리 북은 라이트노벨 만한 4X6판이다.)
어떤 면에서 이 책은 “며느라기” 본편보다는 “B급 며느리“와 비교하며 읽어야 할 책이다. 똑같이 시가와 며느리의 갈등, 그리고 남편의 역할을 고민하는 이야기가 있고, 본편이 있고 그에 대한 코멘터리가 따로 나왔을 때, “가부장제 기득권의 일부이자 아내가 문제를 제기하자 자신이 피해자라도 된 듯이 징징거리기까지 하는 남편” 입장에서의 남성 감독의 코멘터리와 인터뷰와, “온정적이고 교묘하게 감추어져 있지만 분명히 자신이 겪고 있는 차별의 문제와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여성의 글은 다르다. 선호빈 감독도 자신의 아내, 그리고 원가족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수신지 작가의 남편과 친가 및 시가 어머니들의 의견은 다르다. 똑같이, 똑똑하고 노력하며 살아온 여성이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임에도. (“B급 며느리”의 진영씨는 원래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재원이었다. 코멘터리 북에서 수신지 작가가 민사린, 무구영 커플의 친구로 설정된 만화가 나왔으니 민사린의 학벌을 작가님과 맞춰서 생각해도 될 것 같고.)
인터뷰의 주체가 보는 관점의 문제인지, 두 창작자가 몸 담고 살아가는 환경의 차이가 반영된 것인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지만 한편으로 이런 이야기에서 남성 창작자가 신중치 못하게 입을 대며 “엄마와 아내 사이에서 고통받는 나!”라든가, 자신이 “떼를 쓰고 발버둥치는” 그림을 굳이 그려넣으며 자신을 모에화하는 것이 얼마나 읽는 사람에게 고통스러운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어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에는 본편을 빛내는 후기가 있고, 본편마저 답 없게 만드는 후기가 있는데, 며느라기 코멘터리 “노땡큐”는 단연 전자다. 책의 만듦새(판형이라든가)에는 약간 불만이 있으나, 며느라기를 읽고 공감하신 분들이 역시 같이 읽어보시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