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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수업시간 중 성희롱”

인천 모 학교에서 국어선생이 수업시간에 구지가 이야기를 하다가 말고 성희롱을 했다, 는 학생들의 고발 관련 기사에 대해 여자애들이 민감하다거나 하는 식의 반응들이 좀 보이는데, 아니, 어떤 이야기를 했을지 아주아주아주 이해가 잘 가는 바입니다. 나도 고등학교 다닐 때 비슷한 거 들었음. 왜, 구지가 말고 수로부인이 나오는 쪽에서. “헌화가”말고 “해가”라고 그냥 보면 구지가랑 굉장히 비슷한 게 있거든. 그거 이야기 할 때 수로부인이 예뻐서 그게 선 거다 그런 이야기 학생들 잠 깨라는 명목으로(…..) 하고 그랬잖아. 왜, 여자들은 학교 다닐 때 그런 이야기 들은 거 잘들 기억하는데 남자들은 유난히 기억 못하더라고. (웃음) 아니, 기억을 못 하는 척 하는 건가, 자기들끼리 있을 때는 그런 이야기 하면서 낄낄거리다가, 여자들이 진지하게 그런 거 불쾌했다고 이야기 하면 모르는 척 하는 건가. 그거 모르겠네. (웃음) 중학교 2학년때 2차함수 그래프 배울 때에도, 여자 젖꼭지를 그리는 느낌으로, 라고 강조하던 수학선생님도 있었고. 그래, 뭐. 애들 잠 깨우고, 오래오래 기억하게 하기 위한(이것 봐요, 그 황당한 이야기를 장장 25년동안 기억하고 있잖아?) 방법인 건 알겠는데, 공립이든 나름 지역에서 괜찮았던 사립이든 남교사가 그런 개소리 짖어대는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고.

왜, 이를테면 중학교 때 남자 선생들 중에 어떤 사람들은 왜, 룸살롱 갔더니 옛날에 가르쳤던 애가 있었더라, 같은 이야기 하는 인간이 학년마다 하나씩은 꼭 있었을까. 고등학교 때 점잖은 척 혼자 다 하던 멀쩡하게 생긴 윤리교사가 별명이 윤락이었을까. 돌아서면 그런 이야기나 하고, 여자애들 불러서 무릎이나 자꾸 만지고 그러니까 그런 소리를 들었지. 여자들은 다들 그래 나도 학교 다닐 때 그런 거 봤어, 들었어, 우리학교 선생도 그랬어 하고 수군거리는 이야기들. 그래, 그런 설 있지. 성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문학작품 분석에 있어서 아직도 교수들이 종종 정신분석 이야기를 한다는데, 교사들이 대학교 대학원 다닐 때는 당연히 그런 거 열심히 다뤘겠지. 그런데 그런 설도 있다는 이야기는 그냥 담백하게 하고 넘어가도 되는 것이다. 굳이 꼭 끈적하게 웃으면서 강조하면서, 머리를 이렇게 거북이처럼 움츠렸다 폈다 하면서 할 게 아니라, 수로부인이 이미 따먹힌거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꼭 굳이 끈적하게 웃으며 애들 당황하는 것을 기대한다는 듯이 하는 말들이 아니라 그냥 학문적으로 하라고. 세상에, 애들이 정말 수업시간에 교과서에 안 나오는 다른 설에 대해 언급하는 것과 성추행을 구분 못할 것 같냐. 학교 미투는 더 나와야 하고, 많이 부족하며, 우리 학교 다닐 때도 분명히 나왔어야 하는 이야기였다. 지금이라도 그런 게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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