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무인양품 쇼룸처럼 꾸미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아니, 난 무인양품을 싫어하지 않는다. 모듈화가 잘 되어 있어 쌓기 좋고, 거추장스러운 스텐실이나 장식이 없는, 제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만들고 있는 브랜드니까. 무인양품의 물건들을 보면 하얀 벽 같다. 아주 기본적이고 기능적이다. 가격에 비해 비싸다는 말도 있지만, 적어도 가격만큼의 기능은 하는 물건들이다. 무인양품으로만 갖춰놓은 방은 때때로 병원처럼 느껴지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돈값도 못하는 물건들을 팔고 있는 업체가 너무 많다 보니 저만만 해도 괜찮지 않은가 싶긴 하다. 그렇다고 해서 무인양품 쇼룸에서 살고 싶으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년 전부터 일본에서는 미니멀라이프 관련 책이 쏟아졌고, 상당수가 국내에도 번역이 되어 들어왔다. 넓은 공간에서 많은 물건을 갖춰놓고 살 수 없는 세상이니 좋은 물건을 골라 집안을 셀렉트샵처럼 꾸며놓고 살고 싶은 욕망에 대해, 장기 불황으로 인한 것이라는 관점과, 그럼에도 깔맞춤, 소재맞춤을 기본으로 하는 미니멀라이프는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냐는 관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몇 가지, 이 물건은 국내에도 있는지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한 아이템 몇개를 체크하고 독서 끝.
ps) 내게 필요한 건 미니멀라이프고 뭐고 다 필요없고, 애서가의 수납법을 다룬 책이다. 누가 그런 것 좀 써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