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을 배경으로, 그 마을의 여러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가운데 꽃 이야기가 정말 소소하게 덧붙여지는 단편 연작. 컷 연출은 좀 더 온라인에 맞춰져 있지만, 그림이나 구도, 혹은 단편 하나의 이야기 호흡 면에서 모리 카오루의 영향이 많이 엿보인다. (특히 “식모의 하루”편은.)
한 권, 열두 편의 이야기로 수미쌍관이 되게 완결되는 구조가 무척 안정적이다. 이런 구조로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솔직히 있는 연재도 이야기가 완성된 상태로 끝맺으려면 정말 애도 많이 써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하는(매출 문제나 프로모션 기간에 맞추기 위해 줄이거나 늘리거나 해야 하는 일들이 왕왕 있다.) 상황인데 그런 호사스러운 일은 하기가 힘들었다. 검색해 보니 킨들에서 연재한 작품을 묶은 것 같기도 한데, 그러면 회사를 끼고 한 것인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이야기 자체는 우리에겐 좀 껄끄러운 일본의 근대를 배경으로 한 부드러운 힐링물인데, 솔직히 이야기 자체보다는 이런 구조로 한 시리즈를 낼 수 있었던 방식이 좀 더 궁금했다. 하고 싶은 형태의 이야기를 위해, 다른 매체를 고민해 봐야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