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을 만드는 집 – 신기율, 위즈덤하우스

현대적인 풍수에 대한 책. 어떤 대목들은 납득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으나 대체로 무난하게, 전통적인 풍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이 살기 편하게 집의 환경을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도 크고 넓은 집 뿐 아니라 작은 집이라 해도 어떻게 자신의 휴식공간을 만드는지, 작은 칸막이나 향기로 분위기를 잡아나가는 방법 등이 나와 있어서 좋았다.

특히 이런저런 요소 때문에 집터가 나쁜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두고, 만약 그렇다면 이 아파트 단지의 다른 집들도 같은 문제를 겪어야 한다며 환경의 문제와 사람 마음의 문제를 같이 이야기하는 점이 좋았다. 여튼 한 곳에 오래 살고 싶다고 해도 내집마련을 하지 않은 이상에야 대체로 2년 단위로 이사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며, 혹은 내집마련을 해서 정착했다면 이때부터는 공간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쉽게 옮겨다닐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집이라는 곳이 에너지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이 겪는 스트레스와 연결지어, 그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그 공간을 불편한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에 대해 말하며, 저자는 집의 에너지를 다시 채워나가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그 방법들은 대체로 집에 사는 사람의 마음을 환기하는 방법에 가깝다.

귀찮아서, 한번 이사할 때 마다 깨지는 돈 때문에, 또 이사할 때 마다 책을 싸고 풀고 하는 것이 힘들어서 이제 웬만하면 한 집에 눌러앉아서 좀 오래 살아볼까 생각하고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몇 년마다 한 번씩 공간을 옮길 필요도 있지 않나 종종 생각한다. 지금은 이 집이 우리에게 딱 알맞는데, 아이들이 좀 더 자란 뒤에는 어떻게 할까, 그런 생각도 하고 있다. 읽다가 문득, 왜 작가들이 종종 자기 작업실을 옮기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작업실을 따로 두고 몇 년마다 옮길 상황은 아니니, 적어도 서재 내의 책상 배치만이라도 때때로 바꾸든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좀 했다. 당장은 뭘 구체적으로 그려 볼 마음의 여유가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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