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생 영훈이 실종되고, 정훈의 가족은 그야말로 파괴된다. 아버지는 알콜중독이 되었다가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신경안정제를 먹으며 자살을 기도한다. 그리고 6개월만에 동생이 돌아오지만, 가족은 돌아올 수 없다. 그리고 시간관리국이라 불리는 두 남자가 나타나, 정훈의 주변에 시간을 돌리는 능력자가 있으며, 그를 붙잡으면 가족이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해준다.
가족을 지키려고 하는 정훈과 엄마를 구하려고 하는 시간 능력자 은우, 시간의 목격자인 은우 엄마와, 그 시간을 기억하는 능력이 생겨 여러 개의 시간을 기억하게 된 정훈, 그리고 정훈이 털어놓은 비밀을 듣고 함께 움직이며 “완벽한 시간”을 만들고자 하는 미수의 이야기가 엇갈린다. 시간 능력자가 나오니 SF라고도 볼 수 있을까 싶지만, 그보다는 “완벽한 어떤 순간”을 꿈꾸는 십대 시절의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다. 한편으로 조주희님의 밤을 걷는 선비, 와 고인의 명복, 과 겹치며 읽게 되어서, 어떤 작가가 어떤 시기에 천착하게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PS) 아주 다른 이야기지만 임주연 작가님의 “대답하세요 프라임 미니스터”를 읽으면서 “소녀교육헌장”과 단편 “생추어리”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처럼, 어떤 작가에게서 지문처럼 일관되게 나타나는 정서라는 것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좀 더 느긋하게 비교하며 읽고 싶다. 내가 요즘 너무 바쁘고, 아가 둘을 먹이고 입히고 씻겨서 유치원 보내는 건 정말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