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딱 작년 12월 3일의 메신저 기록들을 보고 있었다. 상사에게 보내던 담담한 알림과, 지금 국회로 간다던 누군가와, 지금 가지 마라, 제발 해 뜨고 가라, 하고 잡던 누군가와, 헬기에서 사격하면 아무래도 가봐야겠지, 하던 대화들과, 결말이 어떻게 나든 제6공화국의 종말이라는 이야기들과, 여기저기 서울에 나타났다는 장갑차와 헬기 사진과 이재명 라이브의 링크가 오가던.
12월 중순의 메신저에는 그런 농담이 왔다갔다 했었다. 어떻게 아나키스트가 나라 걱정을 하게 만드냐 하는 한탄부터, 하도 저새끼 욕을 해서 잡혀갈 줄 알았는데, 유시민이 1차 수거가 아닌 걸 보니 우리가 쓴 건 읽지도 않았을 거다 ㅋㅋㅋㅋㅋ 저새끼들 얼마나 책을 안 읽는 거냐, 하는 작가들의 한탄까지.
훌륭한 이상이나 지켜야 할 체제도 아니고 자기가 만들어 낸 현실에 투영해낸 텍스트들을 위해 죽을 자리라도 달려가겠다 생각하는 건 어떤 사람들의 눈에는 꽤나 헛짓거리처럼 보였겠지만.
그런 농담과 선택과 행동들을 하거나 할 각오가 있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말로는 차마 꺼내지 못했어도 아마도 다들, 그 순간에는 생각하지 않았을까. 대체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지? 죽어야 한다면 어떻게 죽어야 하나? 그저 막연하게 이 체제와 각자의 이념과 양심이며 쓰던 글의 결과 결 사이에 배어있는 것들이 한순간에 떠오르는. 다음날 출근조차 생각하지 않고 바로 달려간 동료들을 존경하고, 그날은 못 갔지만 현실에서 눈을 떼지 않고, 뭐라도 한 마디라도 더 적고, 성명에 연명하던 동료들을 존경하고, 무엇보다도 그 일이 있고 하루가 지나기 전에 성명서를 내던 광속의 과학소설 작가연대 ㅋㅋㅋㅋ 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이만큼 시간이 지나고 그 밤이 “내란”으로 규정된 뒤에야, 그래도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톺아보게 되었다. 그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과 주고받았던 메신저나 DM들을, 그 불안하고 불온했던 농담들을.
PS) 그리고 과학소설작가연대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게 12월 4일에 윤석열 체포하라는 성명서가 바로 나왔다. (…….) 금속노조의 속도에 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매우 빠른 편이라. 워낙 말도 안 되게 빨리빨리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난세에도 다같이 빨리빨리 죽을까봐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좀 사람들이 부지런하고 훌륭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