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네 이야기 – 유키 스에나가, 모에 타카마사, 학산문화사

아라카과 일문 소속의 제자인 아라카와 신타는, 10년이 넘도록 후타츠메로 활동하며, 독립할 수 있는 라쿠고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우치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신우치 승진을 위한 공연에서 그와, 함께 신우치 승진에 도전했던 다른 제자들까지 다섯 명은, 심사위원장이자 아라카와 일문의 수장인 아라카와 잇쇼에게 파문당하고 말았다. 신타는 라쿠고를 그만두고, 그 모습을 눈 앞에서 지켜본 초등학생 딸 오우사키 아카네는 결심하고, 아버지의 스승인 아라카와 시구마를 찾아간다.

“아라카와 문파의 신우치가 되어, 아빠의 재주가 대단했다는 걸 모두들에게, 그 남자에게, 내가 증명할 거야”

라쿠고에 입문하여 젠자가 되는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부터이기 때문에, 그때부터 고등학교 때 까지 시구마에게 라쿠고를 배운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세계관 최강자에게 도전하는 이야기같은 오프닝이지만, 의외로 아라카와 잇쇼와의 만남은 꽤 빨리 이루어진다. 고등학교 졸업 전, 그는 학생 및 아마추어 대상의 라쿠고 대회인 카라쿠배에 아라카와 잇쇼가 심사위원장으로 나오자 이에 도전하고, 우승한다.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따뜻한 격려의 말을 하던 아라카와 잇쇼는 아카네의, 예선과 본선 때 그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공연한 “수한무”를 듣고 “네가 올 곳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겠지!”하고 일갈한다. 그것은 아카네가 아마추어가 아니라, 한 사람의 라쿠고가라는 것을 인정한 것과 같은 말. 그리고 이 대회에서 아카네는 성우로 활약하고 있는 히카루와, 현대식으로 라쿠고를 개작하여 공연하는 카라시라는 또래의 동료이자 라이벌들을 만나게 된다.

대회가 끝나고 잇쇼와 대면한 아카네는 잇쇼가 단순히 변덕으로 신타를 파문한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격려나 받는 나약한 라쿠고가는 필요없다는, 한 장르를 이끌어가는 사람으로서 예술의 무결성을 추구하는 인물이기 때문임을 알게 된다. 또한 라쿠고계를 부흥시키기 위해 그가 아라카와 카이세이 같은 젊은 재능들을 발탁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아카네는 그의 앞에서 아라카와 류의 신우치가 되겠다고 다시 한번 선언한다.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카네는 정식으로 아라카와 문파의 젠자가 되어 “아라카와 아카네”라는 이름으로 라쿠고가의 길을 걷게 된다. 라쿠고라는 장르를 부흥시키기 위해 재능을 모으는 잇쇼, 라쿠가고일 뿐 아니라 배우로서 활동하며 저변을 넓히는 잇켄, 아라카와 문파 외에도 다른 문파의 여러 스승들, 여성으로서 라쿠고가가 된 란사이카 우라라 등 수많은 예인들이 아카네의 길을 보여주는 스승이 되고, 아카네는 예의로 맺어진 엄격한 사제관계의 세계이자, 놀 때는 미친 듯이 놀 줄 알아야 하는 예인의 세계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며, 수많은 시도를 통해 자신의 인, 예인으로서의 개성을 갖추어 나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카네는,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아빠, 아라카와 신타의 재능을 다시 들여다보는 순간을 맞닥뜨린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메달리스트”, “현란한 그랑 센”, “가극소녀”와 함께 다음 권을 기다리는 만화다. 대체 라쿠고 소재의 만화를 어떻게 번역해서 들여올 생각을 했나, 그 이전에 라쿠고 소재의 만화는 일본에서도 꽤 마이너한 소재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니 애니메이션화도 되었던 “쇼와 겐로쿠 라쿠고 심중”이 그 이전에 있었다. 그런 작품이 하나 나와서 흥행을 했으면 그 다음에는 이 소재로 청춘 스포츠물 같은 느낌의 경쾌한 이야기가 나올 법 하지.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 길에 뛰어들어, 최종보스를 물리친다…… 는 이야기는 왕도 중의 왕도다. 각종 열혈 스포츠물은 물론, 아버지를 마왕에게 잃은 소년이 용사가 되어 마왕과 대결하는 식의 모든 이야기가 이 계열이다. 물론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보고 배웠고 등을 보고 자랐으며 재능도 물려받았기 때문에, 결심하면서부터 그는 빠르게 성장해 나가는 것도 왕도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라쿠고라는 전통 소재를 왕도중의 왕도물로 풀고 있는 이야기다. 물론 같은 문파이지만 갈등하고 있는 아라카와 잇쇼(최종 보스)와 아라카와 시구마(아카네와 신타의 스승), 잇쇼가 키우고 싶어하는 젊은 재능들과 맞물린 또래의 천재, 또는 개성있는 라이벌들, 최종보스와의 대면과 해명은 받았지만, 이제 자신의 인을 찾아 그 최종보스가 인정하는 라쿠고가가 되기 위한 여정, 여기에 더해 남초 세계인 라쿠고 계에서 여성 라쿠고가로 살아남기까지, 왕도물 싫어하지 않는 사람은 좋아할만한 구성이 한가득인데 이게 무리다 싶은 구석이 없이 잘 어울린다. 2026년에 애니메이션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학산은 다음 권을 빨리 내놓아라.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