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 세스지, 전선영, 반타

제 친구가 소식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이 일과 관련해 정보를 구하고 있습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관하여”는 위와 같은 공지문과 함께, 미묘하게 기분 나쁜 이야기들로 시작된다. 동영상 사이트에서 특정 여성의 영상에 달리는 “우리 집에 오지 않겠습니까. 감도 있답니다.”하는 댓글에 장난삼아 집 주소를 물었더니 신사의 주소로 추정되는 구체적인 주소가 댓글로 달리고, 같은 사람이 또 다른 영상에는 “시집와”라고 댓글을 달았다거나. 실종된 초등학생 아이가 나타나 자신이 신부가 되었다고 말한다거나, 산에서 메아리처럼 말을 따라하는 괴인, 자살 명소로 알려진 연못, 자꾸만 사람이 죽거나 이상해지는 아파트와, 껑충껑충 뛰는 빨간 옷의 여자, 그리고 여자들의 실종. 이 이야기를 관통하는 것은 정보를 구한다고 말하던 화자가 호러 애호가 모임에서 만났던, 나이로 치면 화자의 절반 정도 살았을 만큼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지인인 대학생, 오자와 군이 호러 잡지를 만드는 출판사에 취업을 하여 특집 기사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오자와는 특집 기사를 쓰기 위해 과거의 기사들을 뒤지던 중,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를 중심으로 이 인근의 일대에서 괴이한 이야기들이 벌어졌던 기사들을 발췌해낸다.

이야기 하나하나는 무섭지 않다. 공포 블로그 등에 올라오는 번역 괴담을 보는 것 같다. 아마도 책으로 보는 것보다 블로그나 게시판에서 보는 쪽이 더 기분나빴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도시전설이라는 형태, 게시판에 투고된 내용이라는 것. 하나하나는 무섭지 않고 조금 기분나쁠 뿐이지만 모아놓고 보면 뭔가 으스스한 것이 자리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 우리가 현실에서 기분나쁘고 으스스하게 생각한 사물이나 사건에서부터 괴담들이 만들어지는 것들을 잘 살려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마치 우케쓰의 “이상한 집”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작가가 원래 괴담 연구를 했던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신사에서 모시던 커다란 돌과 마시라사마와 맛시로상 놀이, 그리고 자살한 아이와 빨간 옷을 입은 여자와 신사의 도리이를 그린 그림 사이의 관계는 그 자체로 현실에서 괴담이 만들어지고, 다시 그 괴담이 변화해 나가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중간에 인터뷰 형식으로 괴담 작가의 말이 끼어든 것도 그렇다.

애초에 초등학교 안에 과학실이라는, 보통 교실과는 다른 특별한 공간이 있어. 그런 공간은 으레 여느 교사와는 다른 건물에 있지. 당연히 그런 곳은 보통 교실과 비교해서 오가는 사람이 적어. 사람의 왕래가 적으면 어떤 계기로 거기 가야 할 때 아무래도 좀 불안이나 공포심을 느끼기 마련이거든. 공포의 정체를 모른다는 것, 그 자체가 공포를 키우니까. 그 막연한 공포감을 공유하기 위해 춤추는 인체 모형이라는 엉터리 공통 인식을 만들어 내는 거야.

하지만 괴담은 괴담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이야기 속에서 일관되게, 같은 뿌리를 지닌 이야기가 계속 서로 다른 형태로 복제되고 변조되며 퍼져나가는 것과 같이, 괴담은 사람들에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짐으로써 생명력을 얻게 된다. 마치 “링”의 비디오테이프처럼. “링”은 비디오테이프가 보편적인 매체였던 시절의 이야기이고, 지금이라면 인터넷이 그때의 비디오테이프 이상으로 우리 생활에 밀접한 매체라고 할 수 있다. 또 일방적으로 복제되고 전달되던 비디오테이프와 달리, 인터넷에서는 아마도 어떤 괴담이 유행할 때, 비슷한 형태로 흉내내어 만들어진 괴담들도 나왔을 것이다. “나폴리탄” 같은 형태처럼. 이야기의 반전은 괴담을 읽는 독자에게는 흔하지만 으스스한 형태로 전개된다. 괴담의 본질이 “퍼뜨리려고 하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하게 만들면서.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정말 유령이나 그것과 비슷한 무언가가 있다면, 이건 적어도 인간에게 해가 되는 거야. 코로나바이러스랑 같을지도? 일단 엮여버리면, 무차별로 공격을 개시하지. 피해 정도도 다양하고. 너무나 부조리한 이야기야. 유령이 그런 거라면, 나는 지금까지 취재한 괴담을 씀으로써 독자에게 해롭기 짝이 없는 것을 흩뿌린 셈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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