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출간되고 보니, 지금 제 책 소개 페이지의 여러 카테고리 중에 어디에 넣어야 할 지 좀 헛갈리는 중입니다. 같은 문장에서 발상한 이야기를 다른 작가님과 서로 다른 형태로 구현해서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니까 개인지는 아니고, 그렇다고 둘이 쓴 것을 앤솔러지라고 할 수 있나 잘 모르겠고. 말하자면 동인지 계열로는 트윈지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이건 또 동인지는 아니고.
앞서 펀딩 안내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매드 앤 미러” 시리즈는 한 줄의 문장을 두고 두 명의 작가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저와 전건우 작가님은 “저는 “뭔가가 있는 폐아파트 단지로 사라진 조카를 구하러 가야 한다”는 한 줄에서 시작하여, 정말 어떻게 이 문장을 갖고 이렇게까지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가 있나 싶을 만큼 다른 두 편의 이야기를 만들었고요.
이번에 제가 쓴 이야기는, 초등학교 1학년 조카가 사라진 우범지대 폐 아파트 단지에서 만나선 안 될 것을 만나는 여성 형사 선재의 이야기입니다. 선재라는 이름은 화엄경의 선재동자에서 온 이름이죠. 그는 가족이 있고 집이 있지만, 마치 부모도 없고 돌아갈 집도 없는 것 처럼 고독한 사람입니다. 모든 것에 배신당한 뒤에도 약자를 위해 무명 속에서 불을 켜듯 자신의 가치관을 관철하고야 마는 선재의 이야기를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