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좋은데 출간일자가 끝내주네요. 이런 불효자식들의 이야기가 어버이날에 출간되다니. (………)
지난번 펀딩 안내드렸던 “족쇄 : 두 남매 이야기“가 마침내 출간되었습니다. 거의 10년만에 다시 선보이는 이 이야기라서, 지금도 여전히 충격적이거나 혹은 의미가 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지금은 가족에 대한 감각이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가족은 아무리 내게 독이 되고 해코지만 하는 존재라 해도 끊고 도망칠 수 없는 무언가였고, 그것을 무려 행정이 뒷받침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경찰이 보는 앞에서 부모가 자식을 찾아가 구타해도 “집안 일이니 끼어들지 말라”고 하면 경찰들은 그 자리를 피했고, 아버지가 딸을 강간해도 아버지를 감옥에 넣으면 딸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면서 중형을 받지 않았고,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것은 “비극”이었지만 자식이 부모를 죽이면 “패륜아”라며 가중처벌을 받았습니다. 가정폭력에서 겨우 도망쳐 나와도, 부모는 자식의 주소와 인적사항이 들어간 증명서들을 떼어 볼 수 있었고, 그나마 익명화가 이루어진 대도시는 조금 나았지만, 모두가 이웃같고 가족같다는 중소도시에서는 더욱 벗어나기 힘들었고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같은 가족, 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아무 길도 보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런 이야기에서 출발한 이야기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많이 죽이는 스릴러가 되어 버렸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