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괴담

“오피스 괴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에 오피스 괴담에 수록한 “컨베이어 리바이어던”에 대해 조금 말씀드립니다. 제목만으로도 아마 어떤 분들은 내용을 짐작하실 수도 있겠지요. 이번 이야기는 코로나 기간 중에 당일배송 물류창고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저는 수도권에 살고 있고, 차로 조금만 가면 이런저런 물류센터들이 보입니다. 집 가까이 물류센터가 들어왔을 때 어떤 사람들은 당일로 정산되는 시스템이 좋아서 가까운 물류창고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가벼운 아르바이트처럼요. 하지만 코로나 시대에 어떤 사람들은 월급이 나오지 않아서, 회사에서 잘려서, 전염병의 시기에 강제 휴직당해서 그리 가기도 했고요. 또 어떤 사람들은 가게를 열어놓은 이상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을 벌기 위해 갔습니다. 그리고 물류센터에서 코로나 집단감염이 일어나기도 했고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시기가 지난 어느 날, 저는 회사 근처에서 국수를 먹다가 다른 테이블 사람이 하는 말을 우연히 듣습니다. 그 사람이 아는 어떤 사람이, 엄마도 아빠도 자식들도 다 당일배송 물류창고에서 일한다면서 이상하지 않냐고 낄낄거리는 이야기였어요. 왜 그 가족이 고된 당일배송 물류창고에서 온가족이 일하고 있는지, 가서 물어볼 방법은 없었습니다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떠오르는 생각들은 많았고, 국수가 목에 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마음에 갖고 있었는데 이 앤솔러지 기획이 들어왔고, 이 이야기를 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제가 물류센터에 직접 가서 노동을 한 게 아니라 조사하고 공부하고 다녀와 본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쓴 것인 만큼 허점은 늘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부족한 이야기는 아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장르의 형태로라도 이야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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