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마리 이야기” 연작, Yes24 크레마클럽에서 선연재합니다 글에서 언급한 대로, 이 이야기는 몇 년 전 “경성기담” 앤솔로지를 만들려다가 실패한 흔적입니다. 다른 작가님들과 “경성”에 대해 이야기하던 것에서, “1930년대 초반”과 “마리”라는 이름이 남아 연작소설집이 되었습니다. 친일파 남작의 누이동생으로 자유연애를 꿈꾸는 경성의 마리, 운양 대감의 손녀로 독립운동을 위하 상해로 떠나는 마리, 일본 고준황후의 시녀로 운현궁 도쿄 별저에 임무를 띠고 가게 된 코이케 마리, 친일파이자 한간으로 불리는 청나라 황손을 사랑하게 된 중국 소녀 마리, 의열단에 몸을 담았다가 하와이로 도망친 마리, 그리고 브나로드 운동에 투신하려 했다가 위험에 처하는 마리, 1930년대, 국제도시인 경성과 상해, 북경, 동경에서 마리라는 이름의 (지식인) 여성들이 살아간 모습에 대한 이야기로요.
소설 한 편이 묻히는 게 아까워서 네다섯편을 더 쓴 결과로, 앤솔로지를 만들려다가 연작소설집이 되어 버린 것에 대해 다른 작가님들이 “당신 대체 왜 그러고 살아……”하는 반응을 보이신 것은 안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