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 도코 고지, 나카무라 가즈에, 미야시타 료, 다케다 마사키 저, 송태욱, 현암사

문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다들 알만한 문학상, 한국 작가들이 수상하거나 리스트에 올라가면서 모두가 알게 된 상, 그리고 유명한 문학상이지만 아직 국내 작가와는 인연이 먼 상, 국내 작가가 받을 일은 없지만 일본 문학을 좀 아는 사람은 다들 아는 상, 이 책은 그와 같은 상들을 다룬다. 노벨문학상부터 아쿠타가와 상과 나오키상의 차이와 특징, 국내 작가님들도 라스트에 오르거나 수상하던 부커상, 공쿠르상, 퓰리쳐상, 카프카상, 예루살렘상.

(노벨 문학상에 대해) 수상자 중 고령자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이 수상했을 때 “죽기 전에 줘야지 싶었겠지요”라는 코멘트를 한 것처럼 연령이 높을수록 받기 쉽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럽의 주요 언어밖에 못 읽는 사람이 선정 위원이기 때문에 그 언어로 쓰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또 북유럽 출신이라면 더욱 유리합니다.

전 세계의 다양한 문학상 중 8대 문학상을 선정했다, 고 하지만 그 중 두 개는 일본 로컬이니까 넘어가고, 여섯가지 상에 대해 열네 명의 대담자들이 문학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에는 문학에 대한 사랑과 동경, 그리고 내막을 아는 사람들 특유의 미묘한 쓴웃음들이 느껴진다. 어떤 상은 너무 유럽에 치우쳤다거나, 인텔리 취향이라거나, 대중이 사랑하는 국민문학 작가와 유럽풍의, 인텔리들이 사랑하는 소설을 쓰는 작가의 비교라든가. 민중 문학과 교양에 대한 동경들, 촉망받는 신인을 위한 상과 중견 작가를 위한 상. 각종 상 중에서 특히 인상적인 작품들을 열띤 논조로 소개하거나, 작가들의 후일담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먼로가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 왜 내가 아니지, 하며 애트우드가 무척 기분 나빠했다는 에피소드도 전 너무 좋아요(웃음).

아이고, 애트우드 선생님 ㅠㅠㅠㅠㅠㅠㅠ 부커상과 카프카 상 받으셨잖아요.

아무래도 최근에 내 주변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이런 국제적인 문학상은 역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이었다. 정보라 작가님의 “저주토끼”가 숏리스트에 올랐고, 안톤 허 번역가님과 함께 영국까지 다녀오셨고, 그 이후로 정보라 작가님은 물론 과학소설작가연대도 더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니까 말이다. 얼마 전 도서전에서 정보라 작가님은 그냥 우리 부스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을 끌어들였을 정도니. 부커상은 역사는 짧지만, 단 10년만에 노벨문학상에 비견되는 권위를 얻었다. 고전적인 가치관이나 인류에 대한 기대와 애정, 인권을 중시하는 태도에 방점을 찍는 노벨문학상과 달리, 지금 활동하는 작가의 순수한 실력을 중시하는 상이라는 대목을 읽으면서 정보라 작가님이 정말 높은 곳을 보고 오신거구나 하고 다시 실감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가가 영예로운 문학상을 받았다는 뉴스가 날아든다. 그것은 일찌감치 주목하고 있던 내가 옳았다는 정의의 순간이고, 동시에 끝내 ‘나만의’ 작가가 아니게 되고 만 것인가……, 하는 석별의 순간이기도 하다.

아아, 그나저나 이만큼 쟁쟁한 상들이 잔뜩 언급되는 책을 읽고 있으면 배가 아플 줄 알았는데 의외로 무난하게 읽을 수 있었다. SF 어워드도 못 받고 있는데 이런 어마어마한 상쯤 되면 탐도 안 나는 것인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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