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생 학부모 당신은 누구십니까

80년대생 학부모, 당신은 누구십니까 – 이은경, 아워미디어

이은경은 초등교사 출신의 교육 유튜버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 70년대생 학부모들을 만나왔고, 이제 교육 유튜버로서 80년대생 학부모들을 만나고 있다. 이은경이 본 80년대생, 십대에 PC통신에서 인터넷, 삐삐와 시티폰에서 휴대폰까지를 쭉 경험하고, 스무살이 되기 전에 IMF를 겪은 세대이자,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한 시기 성장한 첫 세대,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한 고학력 세대, 그리고 20년간의 풍파 끝에 “알파 세대의 부모, 직장에서는 MZ세대의 팀장, 혹은 기업과 스타트업의 임원”으로 성장했다고 요약되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의 세대다.

이은경은 80년대생 학부모들의 가치관, 교육관, 경제관, 자아상 등을 관찰하고, 천 팔백 명 이상의 80년대생 학부모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다시 교육이나 부동산, 트렌드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해 80년대생들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사회와 가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트렌드 보고서를 만들었고, 그 결과가 이 책이라고 한다. 과연, 특정 부류의 80년대생에게는 어느정도 맞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었고, 역시 80년에 태어나 지금 학부모인 나로서도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아마도 80년대생, 수도권의, 교육 수준이 높고 미디어 리터러시가 잘 되는 중산층 학부모, 라고 요약한다면 이 이야기는 얼추 들어맞을 것이다. 그러니까 교육 유튜브를 구독하고, 교육 전문가와 공감하며, 아이의 공부에 많은 관심을 갖는 이들, 그럴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이들에 한정해서다. 다시, 나는 1980년에 태어났지만, 내 또래 중에서 아이를 일찍 낳은 편은 아니고(내 또래들은 스무 살부터 마흔 세 살까지 정말 다양한 나이에 결혼과 출산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30대 후반이면 평균보다 이르지 않다) 학교나 유치원에 가 보면 나보다 나이 많은 엄마가 많지 않은 상태다. 즉 우리 아이들 친구 부모님들은 대개 1980년대생일 텐데. 그 중에는 이 리포트에 부합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이들도 반은 넘을 것이다. 아니, 자식이 사치재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지금, 어느정도 경제적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결혼도, 임신도, 출산도 쉽지 않은 지금, 애초에 아이를 낳는 사람이 그 세대를 대표하기도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이 책은 “80년대생”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 “수도권에서 교육수준과 어느정도 안정된 경제력을 갖춘 80년대생 신흥 중산층”에 대한 책이라고, 여기서 말하는 80년대생 학부모란 결코 전체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물론 “마케팅”의 관점에서야 “정보력이 빠르고 합리적인 소비자라고 자부하고 있으며 구매력도 갖춘” 80년대생 중산층 부모의, 자녀양육 및 교육과 연관된 소비성향 분석으로 충분하겠지만.

그래도 교사였던 사람이 쓴 책인데, 정말 그것만으로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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