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픽의 기획으로, 곽재식, 김이삭, 김청귤, 박애진, 전혜진의 다섯 작가들이 모여 만든 판소리 기반 SF 앤솔러지. 사실 판소리 다섯마당이면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를 일컫는 말이다. 이 앤솔러지에는 흥보가와 수궁가 대신 변강쇠가와 옹고집타령이 대신 들어갔습니다.
민한당 출신 적벽구 7선의원 유장락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국위당 조아만과 동오당 손권지영은 무주공산이 된 적벽구 의원 자리를 노리는데!
저는 작년에 출간한 “사이후이, 싸이파이”를 쓴 직후 이 기획을 받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적벽가를 선택했습니다. 적벽가는 기본적으로 삼국지 적벽대전에 기반하고 있지만, 병사들 개개인의 한탄과 한숨, 백성들의 괴로움이 해학적으로 표현된 판소리이기도 합니다. 국립극단의 “적벽”도 이 적벽가를 모티브로 하고 있어서 그와는 정 반대되는 방향, 그리고 현대적이고 근미래에도 통할 방식을 고민했고, 그 방식이 정치, 특히 선거유세 이야기였습니다. 결정적으로는 지난 총선 때, 우리동네에서 트럭을 타고 파김치가 된 인천시장 후보를 끌고 다니던 모 유력 정치인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이 많이 녹아들어간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