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드래기 작가의 “아임 낫 파인 땡큐 앤유?”는 자존감 회복을 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전미경의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를 웹툰화한 논픽션 웹툰이지만, 책의 내용을 캐릭터가 나와서 설명하는 형태가 아닌, 해당 내용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존감의 문제와 억압, 구속 등에 대해 독자적인 스토리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주인공 현정의 주변 인물들은 “나”라는 감옥에 갇혀 있는 듯한 사람들이다. 현정의 연인인 슬기는 인기 만화가이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괴로움을 안고 있다. 그는 여자친구인 현정이 취미로 그림을 그리거나 만화를 그리려고 시도할 때에도 자신을 도우라거나, 자신에게 배우라는 식으로 현정을 무시하고 깎아내리고 억압한다. 현정의 오빠는 어릴 때 공부를 잘 했고 명문대학에 갔으며 자신보다 공부를 못 했던 현정에게 우월감을 갖고 있었지만, 마흔이 다 되어서도 뭔가 이룬 것 없이 고시 준비에 계속 목을 매며, 자신과는 달리 직장에 꾸준히 다니고 있는 현정을 계속 무시한다. 엄마는 오빠를 위해 희생하라며 현정을 윽박지른다. 자만심은 높지만 자존감이 없는 가족들과 연인은 충족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자신과 주변을 거듭 깎아내리기 바쁘고, 날 선 그 공격은 특히 공부를 잘 한 것도, 만화를 좋아했지만 만화가로 데뷔한 것도 아닌, 평범하게 살아가는 현정을 향한다.
하지만 현정은 꾸준히 직장에 다니고, 수채화 동호회 활동을 하며 단단하게 자신의 인생을 다지고 살아온 30대 초반의 여성이다. 그 역시 끝없이 가족과 남자친구에게 무시당하며 학벌, 박봉, 만화가로 데뷔하지 못했던 재능 등에 대해 고민하지만, 그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거나 책을 읽고, 정보를 선택적으로 걸러내어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으려 애쓰며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 이 이야기는 다드래기 작가의 특기인, 매우 현실적인 인간군상 속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는 평범한 30대 여성의 성장과 독립, 자존감과 지성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미경의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에서 소개하는 여섯 가지 자존감 수업을 단계별로 다룬다.
인문서를 각색한 논픽션 웹툰은 흔히 학습만화의 형태로 지식을 전달하기 쉽지만, 독자들, 특히 딸로서 살아오며 가족들과 연인에게 무시당하며 살아온 여성 독자들에게 그 자신의 이야기라 여기고 이입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내용을 전달해서 정말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주위에서 사람을 감정적으로 몰아세우며 제 감정의 쓰레기통처럼 취급하는 것에 휘돌리지 않고 조용히 꾸준히 일상을 지켜가는 삶을 살아가며 자신을 단단하게 지켜내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