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지구는 거대한 미러볼 같다”고 말했던 유럽우주국(ESA) 우주비행사 토마스 페스케의 이야기를 만화로 만든 책. 수천 명의 지원자 중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과정과, 여러 나라의 우주국을 돌아다니며 받았던 다양한 훈련들, 우주선 발사, 좁디좁은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6개월동안 동료들과 함께 생활한 이야기, 그곳에서의 임무, 그리고 귀환과 지구로 돌아온 뒤 우주비행사가 겪은 변화까지(뼈와 근육, 시력 등에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 우주비행사에 대해 궁금한 것들 중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책인 동시에, 무척 재미있었다. 예를 들면 우주선에서 사용하는 변기와 그 옆에 있는 청소기같은 것 말인데, 백과사전이나 인터넷만 봐도 그게 어떤 식으로 작동할 지 짐작할 수는 있지만, 그 변기의 직경이 10cm밖에 안 된다거나, 지상에서는 대변이 나올 때 중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우주에서는 인간의 힘으로 밀어내야 한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은 흔치 않으니까. 사실 그 외에도 몇 가지, 궁금했지만 책에 잘 안 나오는 이야기들이 더 실려 있었고, 생생한 경험담에서 아이디어도 얻었다. 또 그런 것과는 별개로, 스타트렉이나 그래비티, 스타워즈 같은 작품에 대한 농담들도 나온다.
2018년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대중문화상을 수상한 작품. 중간중간 “아오, 백인 남자.”하고 혀를 차게 되는 농담이 좀 있긴 하지만 아주 불쾌할 정도는 아니고, 대체로 괜찮았다. 재미보다 정보의 면에서 보면 다음에 뭘 찾아봐야 할 지 지도를 그리게 해 주는 책이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