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아이에게 해저 화산 폭발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위성사진을 보여주고 태평양을 끼고 있는 여러 도시들을 걱정하고 통가를 걱정하고 옆 나라인 일본을 걱정했다. 옥토넛에서 나왔던 이야기라서 아이가 새로운 섬이 생겼는지, 연쇄 폭발도 있었는지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런 걸 같이 찾아보다가 아이가 왜 자꾸 영어로 된(그래서 자신은 읽을 수 없는) 것만 보여주는지 물었고, 한국 언론은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게 아니면 다른 나라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도 잘 다루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해버리고 말았다. (……) 근데 사실은 글자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40년 가까이 본 우리나라 언론은 대체로 서울이 아니라 지방에서 사람이 죽으면, 남자가 아니라 여자가 죽으면, 가난한 사람이 죽으면, 선진국에서 온 백인이 아닌 외국 출신 사람이 죽으면 어차피 국내에서 사람이 죽어도 잘 안 다루긴 하지만 그 이야기까진 아직 안 했다. 아이가 크기 전에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