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은 아마도 게이

우리 아들은 아마도 게이 – 오쿠라, 김아미 역, 포미포미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히로키와 둘째인 유유리를 키우고 있는 마흔 두 살의 엄마는, 큰아들인 히로키가 아마도 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생각해 보면 세살 때 유치원에서 남자아이에게 뽀뽀하고 있었고, 초등학교 때에도 좋아하는 아이가 누구냐는 질문에 남자아이의 이름을 댔다. 주말부부이자 평범한 회사원인 아빠는 히로키가 아직 이성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고, 게이들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를 징그러워서 어떻게 보냐고 별 생각없이 말하지만, 그렇다고 아들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엄마가 좀 더 가까이서 아들을 관찰하고, 아들이 남자를 좋아하는 것에 놀라는 한편으로 아들이 성장해 나가는 것을 응원하며 그 사실을 먼저 받아들였을 뿐이다.

히로키는 초등학교 때 친구에게 고백한 것 같지만, 거절당하고 그 친구는 히로키네 집에 놀러오지 않게 되었다. 히로키는 엄마 앞에서는 종종 말실수를 하기도 하고, 엄마와 함께 고시엔 경기를 보며 남자 취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그래도 가족들에게 자신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숨기려 노력하지만, 동급생인 다이고를 좋아하게 되며 그 마음은 두드러지게 티가 난다. 아들이 좋아하는 아이가 예의바르고 차분하고 듬직한 것이 마음에 들다가도, 다이고는 히로키를 어떻게 생각할까 싶어 엄마는 걱정스럽다. 가족들에게 사랑받으면서도 자신의 비밀을 말하지 못하는 소년과, 그 소년의 성장을 지켜보는 엄마의 사랑이 담담하고 차분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하지만 당연하게도, 권수를 더해갈수록 부모의 사랑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이 나타난다. 부모의 사랑으로 다 해결되는 세계였다면 얄팍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이야기는 히로키의 아빠와 이웃들을 포함해서 “선의가 있는 평범한 인물”들의 편견들과, 히로키가 고백하지 못한 새 합창부 부장 선배와 사귀게 된 다이고의 모습을 보여주며 엄마가 어떻게 히로키의 옆에 있어줄 수 있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물론 “남자애가 여자애와 함께 영화를 본다면 당연히 데이트”라든가, 같은 직장에 다니는 게이 동료를 BL적인 시선으로 보는 직원 같은 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속이 터지지만, 이런 현실들을 먼저 알아가고, 걱정하고, 아들을 관찰하면서도 너무 앞서나가지 않는 엄마란, 사실은 작가가 원했던 이상적인 부모 상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라도 그런 사람의 자식이고 싶었을 것이다. 어떤 형태의 소수자라도. 적어도 “알아두고, 더 배우려고”하는 보호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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