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비유 48호(2021.12)
언젠가부터 문학이 두 개의 세계로 갈라졌습니다. 두 세계 사이에는 마를렌 하우스호퍼의 소설에 나오는 것 같은 보이지 않는 벽이 서 있었지요. 한쪽 세계는 장르문학이라고 불렸습니다. 하지만 다른 쪽 세계를 말할 때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그것을 뭐라고 불러야 하지? 문단 문학? 순수 문학? 본격 문학? 모두가 그 말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분류해서 말해야 할 때 마다 어쩔 수 없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어색한 라벨을 붙여야 했습니다. 이번 호는 장르문학 특집입니다. 장르문학 특집을 마련한 것은 두 세계를 더 확고히 구분 지으려 함이 아닙니다. 구분된 세계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결국 두 세계가 이어져 있다는 것을 함께 느끼고 싶었습니다.

웹진 비유 48호(2021.12) 전삼혜 – 분열된 세계를 잇는 연대와 사랑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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