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그린 화가들 순간 속 영원을 담다

죽음을 그린 화가들, 순간 속 영원을 담다 – 박인조, 지식의 숲

서구 명화 속의 도상에서 죽음을 다루는 방식들을 정리해서 보고 싶어서 읽었는데, 그다지. 24명의 화가들이 그린 24점의 그림 속 죽음(실제로는 한 점을 설명하면서 다른 작품들을 함께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보다 많은 작품을 다룬다)을 다루고 있지만, 미술서적 치고는 도판이 너무 작아서 도상을 제대로 살펴볼 수가 없고, 내용 면에서도 미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죽음에 대한 작가의 철학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미술에 대한 전문서나 교양서가 아니라 인상비평적인 면이 너무 강해서, 에세이로서 읽을 수는 있지만 자료로서 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건 그렇고 죽음에 대한 설명이 왜 이렇게 읽는 내내 거슬릴까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 저자 소개를 보니 기독교를 전공하신 분이고, 웰다잉에 대해 말씀하시는 분이었다. 나와는 죽음에 대한 감각이 다르니까 이렇게 안 맞았구나 싶어짐. 다만 이 책에서 다뤘던 그림 중 몇 가지는 다시 찾아보고 싶어져서 주요 목차만 기록해 두기로 했다.

  • 구스타프 클림트 〈죽음과 삶〉
  • 에곤 실레 〈죽음의 고통〉
  • 피터르 브뤼헐 〈이카로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
  • 페르디난드 호들러 〈밤〉
  • 윌리엄-아돌프 부그로 〈첫 번째 슬픔〉
  • 에드바르 뭉크 〈죽은 어머니와 어린이〉
  • 프란시스코 고야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 아놀드 뵈클린 〈바이올린을 켜는 죽음과 함께하는 자화상〉
  • 이그나시오 데 리에스 〈생명의 나무〉
  • 조지 프레더릭 와츠 〈지나감〉
  • 아드리안 반 위트레흐트 〈바니타스-해골과 꽃다발이 있는 정물화〉
  • 한스 홀바인 〈죽음의 춤-상인〉
  • 오귀스트 로댕 〈생각하는 사람〉
  • 테오도르 제리코 〈메두사호의 뗏목〉
  • 알브레히트 뒤러 〈기사, 죽음 그리고 악마〉
  • 장-프랑수아 밀레 〈죽음과 나무꾼〉
  • 존 에버렛 밀레이 〈오필리아〉
  • 프레더릭 레이턴 〈로미오와 줄리엣의 시신 위에서 화해하는 캐풀렛과 몬터규〉
  • 자크-루이 다비드 〈소크라테스의 죽음〉
  • 로지에르 반 데르 웨이든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잠과 그의 형제 죽음〉
  • 월터 랭글리 〈저녁이 가면 아침이 오지만, 가슴은 무너지는구나〉
  • 귀도 레니 〈성 세바스티아누스〉
  • 히에로니무스 보슈 〈바보들의 배〉

목차에는 안 나오지만 아놀드 뵈클린의 “죽음의 섬”에 관심이 간다. 다음번에 화집을 찾아봐야겠다. 여튼 그 그림을 알게 된 것으로 읽은 의미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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