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5] 운명의 문

책을 읽는 나는 토미와 터펜스 이야기는 썩 좋아하진 않지만, 아마도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 커플을 무척 아꼈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청년시절 두 사람이 사건을 통해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에서부터 결혼하고 자식낳고 살다가 이렇게 칠순을 맞을 때 까지 그들 부부의 이야기를 꾸준히 들려주진 않았을 테니까.

노년의 토미와 터펜스는 새 집으로 이사를 한다. 그 집에는 전 주인이 버려두고 간 낡은 책 무더기가 있었는데, 그 안에는 “메리 조던의 죽음은 자연사가 아니었다. 범인은 우리 가운데에 있다.”는 문장이 암호로 남겨져 있었다.

이 글을 남긴 사람은 이미 오래 전에 죽었지만, 터펜스는 이 옛날 사건에 관심을 보이고 수십 년 전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을 파고든다. 그리고 여러 번 전쟁 중의 첩보 작전과 엮여왔던 이들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전쟁 중의 스파이 사건과 얽히게 된다. 여기에 다른 작품들에도 유능한 정보원으로 잠깐씩 나오던 로빈슨 씨가 등장한다.

“과거 경력은 늘 따라다닙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말입니다.”

토미와 터펜스의 캐릭터 자체는 흥미로운데 왜 이 시리즈에는 관심이 덜 갔을까 생각해 봤는데, “애거서 크리스티의 첩보물”에 흥미가 덜 가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 이야기 답게 전작 “N 또는 M”의 베티가 토미와 터핀스에게 입양되었다는 이야기나, 그간의 캐릭터들의 근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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