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 살인을 예고합니다

평범한 시골 마을인 치핑 클래그혼 마을, 이곳 지역 신문인 가제트 지에 “살인을 예고합니다. 시각은 10월 29일 금요일 6:30 P.M. 장소는 리틀 패덕스”라는 광고가 실린다. 마을 사람들은 리틀 패덕스의 주인 레티셔 블랙록의 두 조카들이 꾸민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그 시각에 리틀 패덕스로 모여든다. 예정된 시각 갑자기 불이 꺼지고, 총성이 나고, 다시 불이 켜졌을 때는 복면을 뒤집어 쓰고 나타난 로열 스파 호텔의 종업원 루디 셰르츠가 쓰러져 있었다.

마침 조카이자 이 마을의 목사 부인인 번치 하먼을 만나러 와 로열 스파 호텔에 묵고 있던 미스 마플은 번치를 따라 이 마을 여기저기를 누비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다. 이때 헨리 클리서링 경의 반응이 굉장하다.

“오, 주여! 이게 꿈인가 생신가! 이 세상에 단 한 명 뿐이자 별 네 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은 바로 그 숙녀! 모든 할머니를 능가하는 초특급 할머니! 세인트 메리 미드에서 평화롭게 지내시는 줄 알았더니 마침 살인 사건이 벌어진 때에 맞추어 메던햄 웰스에 나타나 주셨군. 마플 양을 위해서 다시 한 번 살인이 예고된 셈이야.”

……탐정이 가는 곳에 사건이 있다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반응이 너무 심했다.

레티셔 블랙록은 투자에 소질있는 여성으로, 젊은 시절 랜들 괴들러라는 사업가의 비서이자 사업 파트너였다. 그는 한때 위기에 처했던 괴들러에게 자금을 빌려주기도 했고, 그가 윤리적이지 못한 판단을 내릴 때 원칙을 지키도록 도왔던 인물이었다. 자식이 없었던 괴들러는 자신의 부인이 죽고 난 뒤 그 재산을 레티셔가 물려받도록 조치해 두었지만, 현재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괴들러 부인보다 레티셔가 먼저 죽는다면 그 재산은 “핍”과 “에마”라고 불렸던 괴들러의 쌍둥이 조카들에게 상속된다. 경찰은 혐의를 “핍과 에마”에게 두고, 그들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데 힘을 기울인다.

너무 예전에, 혹은 어렸을 때 만나 얼굴을 기억할 수 없는 친척들, 성이 같기 때문에 사람들이 흔히 자매의 이름은 구분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 그런 그들을 구별할 수 있는 오랜 지인 등이 유산 상속을 둘러싼 문제와 복잡하게 이어진다. 한편으로 어릴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힌클리프와 머거트로이드는 단순히 같이 사는 친구 사이였을까, 아니면 레즈비언 커플이었을까.


게시됨

카테고리

,

작성자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