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 무라야마 도시오, 이자영 역, 21세기북스

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교토에서 3대 이상 걸쳐 온 가게 열 곳의 역사와 경쟁력을 소개한 책. 저자는 교토에는 노포가 많아 100년 이상 된 가게만으로도 충분히 책을 쓸 수 있다고 소개한다. 하지만 여행자가 찾는 것은 대부분 상업시설이며, 100년이 넘어간 기업들은 주로 전통 산업에 해당되다 보니 교토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없다고 하여, “3대 지속”을 기준으로 노포를 골라 소개한다. 즉 여행자에게 추천할 만한, 먹을 거리와 살 거리 위주로 소개하는 노포들을 중심으로 정리한 듯 보인다.

이를테면 이 책은 고등어 초밥을 만든 가게 “이즈우”나 옛 모습을 고수하면서도 문화 이벤트를 함께 곁들이는 목욕탕 “니시키유”, 가모가와 양조장에서 비롯된 “마쓰이 주조”, 장장 500년을 이어왔다는 사탕가게 “미나토야”와 같은 전통적인 업종부터, 북경요리를 선보이는 “토카사이칸”, 근대 일본의 사상가들이 다녔던 “프랑수아 찻집”, “마루젠”서점과 같은 근현대사와 연결된 가게까지 다양하게 톺아본다.

나는 경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대에서 망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가벼운 어조 뒤에 있는 필사의 의지를 강하게 느꼈다.

작가는 교토가 아름다운 또 다른 이유로 이들 노포들을 들었지만, 글쎄. 교토에 저 많은 노포들이 남아있는 것은 전쟁으로 망가지지 않은 도시이기 때문이고, 한국에 노포가 없는 것은 전쟁 및 식민지 시대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또 복잡한 마음이 들지만.

일본의 가장 오래된 기업은 서기 578년에 쇼토쿠 태자聖徳太子가 백제에서 초대한 건축기술자가 시조라고 알려진 ‘곤고구미金剛組’다. 이 기업은 현재 주로 문화재 건축물의 수리, 복원을 하고 있는데 궁전, 사원, 신사의 건축에 관여한 1,500년에 가까운 역사는 항상 권력의 보호와 권위의 도움을 받아왔다고도 볼 수 있다. 역사 있는 가게의 간판에 ‘고요타시御用達(궁에서 사용하는 물품을 납품하는 사람이나 가게―옮긴이)’라는 문자가 걸려 있는 것도 정치적·종교적 권위가 품질이나 격식을 보증해온 일본의 독특한 관습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재 있는 기업을 이야기하는데 쇼토쿠 태자가 나오다니, 이쯤 되면 노포, 라는 말에도 뭔가 레벨이 다르다는 말을 붙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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