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여 도쿄로 상경하여 이름을 알린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뒤 독신생활을 즐기며 부모님과 여행을 하거나, 마라톤에 도전하거나 하며 여러 책을 내 왔던 다카기 나오코의 결혼과 임신과 출산(아니 잠깐, 결혼, 이 아니라 출산과 육아까지….!) 만화가 나왔다.
무척 예쁜데, 띠지를 벗겨내니 이렇게 하단이 휑하다. 일본 결혼식 축의금 봉투를 재현한 디자인인 건 알겟지만….. 그리고 가운데에 저 금색 폰트로 우리말 발음을 영어로 적어 놓았는데, “대체 이게 뭐야!”하던 중에 다른 분들이 알려 주셨다. 일본 원서에서도 그렇다고.
아니, 그럴 거면 차라리 그냥 금색 글씨로 お互い40代婚 이라고 적어주는 편이 좋았을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뭐지, 이 센스는.
하지만 읽는 내내 즐겁고 “건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 쪽 만화에서 “만혼”을 다룰 때 흔히 “마케이누”, 패배한 개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 것도, 조급해 하는 것도, 이런 식으로 결혼을 여자들에게 “강요”하는가 싶은 느낌이 들어서 싫었는데, 이 만화는 우리 나라로 치면 아홉수라 할 만한 나이에 잠깐 결혼에 대해 고민할 뿐, 뭔가 적극적으로 “결혼활동”같은 것을 하며 수선을 부리는 게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의 주변에서 상대를 만나고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게, 독자에게 결혼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이런 방식도 있다”는 생활감이 있어서 좋았다. 작가의 다른 만화들과 마찬가지로. 작가가 원래 그리던 만화답게 따뜻하고 재미있다. 원래 다카기 나오코의 팬이라면 다들 좋아하고 작가와 그 남편, 그리고 어린 딸을 축복해주고 싶어지는 만화.
그리고 다른 이야기지만 임신했을 때의 배 크기가 신체 등신대비 리얼한 게 아주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