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텀블벅을 통해 펀딩한 흑요석님의 한복 이야기 책이 왔다. 섬세한 그림이야 두 말 할 필요도 없고, 다른 책에 잘 안 나오는 것들이 다양하게 실려 있어서 좋았다. 이를테면 염의. 전에 무슨 책을 읽다가 염의에 대해 나온 걸 보고 찾아봤는데 십여권 뒤져서 그림이 나온 책을 하나 봤는데 여긴 크게 나와 있지. 개성에서 혼례할 때 화관 쓴다는 이야기도 학교 다닐 때 책에서는 읽었으나 역시 도서관에서 책을 털어 흑백사진만 겨우 건져서 봤는데 컬러로 큼직하게 그려진 걸 보니 정말 좋다. 한복 뿐 아니라 속옷의 구조, 머리 모양, 그 머리 모양을 만드는 과정샷, 그리고 한복에 쓰이는 색에 대한 설명이 있는 것도.
물론 지금은 민속박물관이나 이대 숙대에서 나온 도록 같은 것들을 어떻게 구해서 일하는 데 필요한 자료들은 얼추 갖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데 필요한 자료로는 부족할 지 몰라도 글을 쓰는 데 쓸 수 있을 만큼은 갖추고 있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한권에 정리가 딱 된 게 있으니 좋다. 본격 그림이나 만화 의상 자료로서 쓸 거라면 여기에 사진자료를 좀 더 봐야 하겠지만 이 책 자체만으로도 텍스트를 취급하는 종류의 작가들이나 그냥 한복에 관심있는 분들께는 정말 좋은 참고가 될 것 같다. 그런 것 다 떠나서 책이 정말 예쁘고! 남자한복, 아이한복 편도 빨리 나오면 좋겠다.
PS) 그림이나 만화 의상 자료로 쓸 때는 사진이 필요하다는 건 어쨌든 정밀묘사에 가까울 만큼 처리가 되었다고 해도 일러스트화 되면서 다소라도 데포르메 되는 부분이 생기니까. 실사진을 보는 게 좋다는 말임. 그냥 형태를 보는 거라면 이 책에 입는 법이나 속옷 구조도 잘 나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