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라기“의 수신지 작가님이 그린 귀엽고 산뜻하며 우레탄 바른 옥상의 느낌이 선명한 표지가 인상적이다. 생각해보니 지난 연말 과학소설작가연대 총회에 갔다가 정세랑 작가님을 보자마자 “책 귀여워요! 마테도 귀여워요!” 소리를 먼저 해 버렸다. (알라딘 서점 등에서 이 책을 구입하면 책 표지로 만든 귀여운 마스킹테이프를 포인트로 구입할 수 있었다.) 아니, 잠깐. 작가를 만나서 마테가 귀엽다는 소리를 먼저 해도 되는 거야, 뭐야. 정신이 나갔었네.
단편소설이라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작업을 하고 있을까,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일이 별로 없었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걸 머리 어딘가에 처박아 두었다가, 구체화가 되면 체력이 닿는 대로 밤새워 쭉 달리고 끝. 그런 것들은 가끔 긴 이야기로 바뀌기도 하고, 엽편으로 써서 거울이나 브릿G에 올렸던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의 에피소드가 되는 일도 있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그러니까 8년동안 장편소설들을 계속 내 왔고, 단편들을 지면에 발표했지만 책으로 묶진 않았다가 이번에 묶어 내놓은 정세랑 작가의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생각했다. 단편소설이란 뭘까. 이 책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이 이야기가 작가의 안에서 다시 이렇게 곰삭혀져서 저 장편소설로 넘어가는 징검돌이 되었구나 하고 헤아려보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한 작가의 작품을 계속 읽어갈 때의 즐거움. 사인에 그려진 귀엽고 용맹한 작은 늑대처럼, 꼭 그런 작가님이 꼭 그런 글을 계속 쓰면서, 조금씩 쉬지 않고 중요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연대에 대한 것.
올해 넷플릭스에서 “보건교사 안은영“이 드라마로 나오고, 정세랑 작가가 직접 대본에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럽고 질투나고 더욱 더 잘 되시면 좋겠다. 그런 글을 쓰는 분이고 그럴 만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PS) 작년 과학소설작가연대 총회에서 무기명 덕담엽서를 써서 교환했는데, 정세랑 작가님의 엽서를 받아왔다. 본인이 앞에 계셨기에 사인도 받아다가, 지금 책상 앞에 붙여놓았다. 올해는 그 엽서를 받은 나는 물론이고 내가 아는 이들 모두 꼭 그 덕담처럼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