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쓰다 신조의 호러 소설. 전에 읽었던 “노조키메”나 “괴담의 테이프”와 마찬가지로, 민속학 지식이 해박한 작가가 공포담, 기담에 해당하는 민속자료를 수집하던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중에서 수집된 기담은 액자 형식으로 소개되며, 그로 인하여 작중 주인공이자 작가인 “나”가 기이한 사건에 휘말리거나 진상을 알게 된다는 점도 어느 정도 동일하다.
호러 작가인 주인공은, 열성팬이자 괴담 애호가인 미마사카 슈조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다른 괴담이지만 공통점이 발견되는 경우들에 대해 언급한다. 미마사카는 집에 얽힌 괴담 두 가지를 전해준다. 자기 집에서 이웃집 아이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아이가 벽지 저편의 “울타리”너머에 있는 존재를 언급하는 상황에서 공포를 느끼는 어머니의 일기와, 열리는 문과 열리지 않는 문이 있는 다른 차원의 저택에서 얼굴에 금이 간 “와레온나”를 만나는 남자아이의 이야기였다. 이후 이 두 이야기와 묘한 연관점(격자)을 지닌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나”에게 발견된다. 투고로 들어온 원고에서,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공포 체험글에서, 자비출판 서적에 실려 있던 괴담에서. 서로 다른 지역, 다른 구조, 다른 시대의 집에서 벌어지는 일에서 공통점을 찾아내고, 괴담의 진실을 숨기기 위한 장치들을 찾아낸 “나”는 이 집들이 같은 위치에서, 서로 다른 시대에 벌어진 일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미마사카는 다시 이 사건들이 일어난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석달쯤 소식이 끊어졌다가 돌아와 사죄한다. “나”는 미마사카의 관심을 끊어버리기 위해 이 다섯 편의 괴담을 소재로 책을 쓴다.
…..는 형태의 훌륭하고 기분나빠오는 액자식 호러. 호러와 미스테리를 결합한 구성은 훌륭하고, 이미 미쓰다 신조의 다른 소설들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이 다섯 편의 공통점들을 어느정도는 짐작할 수 있어서 난이도가 높진 않다.
다만 이걸 조리원 수유실에서 읽기에는 표지가 참 눈치보였다. 내가 눈치가 없었지.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