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 레시피북 – 케이트 맥도날드, 박정동, 티움

부평역 지하 서점에서 책을 발견하고, “설마 진통제 케이크 같은 게 들어있진 않겠지”하고 웃으며 펼쳤는데 정말 있었다. 그래서 충동구매를 한 책인데, 충동구매 치고는 좀 실수한 듯. 사실 소설 속에서 음식에 대해 강렬한 이미지가 남는 장면이 얼마나 되겠는가. 빨강머리 앤 하면 진통제 케이크나 다이애나가 마신 술 생각이 나는 거고, 작은 아씨들 하면 에이미의 라임이나 조가 A부터 Z까지 잘못 만든 정찬 요리들이 떠오르는 거지. (그리고 그걸 군소리 없이 먹은 로리 로렌스는 지금 생각해도 꽤 호감가는 인물이고.) 근데 빨강머리 앤 만으로 책 한권이라니, 처음에는 앤 전집에 나오는 걸 다 털면 이만큼 나올까 생각했다.

그리고 책을 읽었는데 문자 그대로 착즙(…..) 마릴라가 지나가는 말로 생강쿠키를 먹으렴, 한 것을 두고 생강쿠키 레시피가 나오는 것 까지는 어떻게든 이해할 수 있지만, 길버트나 스테이시 선생 같은 등장인물 이름을 붙여서 저 인물과 무슨 상관이 있을지 모르겠는 요리의 레시피까지 수록해 둔 것을 보면 그저 혼란스러울 뿐. 그렇다고 내가 요리에 관심이 있어서 이 책을 산 것도 아닌데 말이다!


게시됨

카테고리

,

작성자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