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해 보이는 작가, 란 사실 의외로 만나기 어렵다.
없다는 건 아니다. 이를테면 작가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지만 한 편의 글도 완결을 내지 못한 사람이라든가, 를 이 영역 밖의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 만만하지 않다고 말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완결을 낸 사람, 그 경험이 누적된 사람, 계약을 하고 자신의 글로 돈을 벌어온 사람이 문자 그대로 만만하기는 쉽지 않았다. 심지어는 신인이라고 해도. 이 사람이 한 작품을 냈을 뿐이라고 해도, 만만한 게 아니라 그게 재능이든 노력이든 오기든 독자의 눈높이에 딱 맞추는 감각이든 뭐든, 뭔가 하나 이상은 절대 만만치 않구나 싶은 걸 갖고 있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이 좋았다, 라든가 사실은 별거 아니었다, 든가 동인지 낼 때가 더 나았다든가, 저런 글은 나도 쓴다든가, 회사에서 밀어줘서 팔리는 거지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든가, 음침한 그늘에서 그렇게 저 사람이 실패하기를 바라면서 하는 이야기들부터 작가가 감히 생각이나 의견이라는 걸 갖고 있다고 파들거리는 모습들까지 이것저것 계속 보면서, 누군가의 작품이 드라마화가 되거나 수출이 되거나 그럴 때 어딘가에서 독버섯처럼 올라오는, 비난과 조롱과 만만함의 탈을 쓴 “질투로 부들부들”을 보면서, 가끔 말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아냐, 저 사람과 저 작품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
굳이 내가 남의 세계관을 바꿔주기 위해 불필요하고 귀찮게 싸움질을 하고 다닐 이유는 없어서 뭐, 실제로 그런 말을 하는 경우는 가까운 사람이 그런 말을 오프라인에서 하는 매우 드문 경우밖에 없긴 하지만. (으쓱)
오늘은 저녁때 우리 집에 놀러온(세이와 함께 나갔다가 온) 돌균 오빠와 그런 이야기를 좀 했고, 하다가…… 그래도 독자나 작가 지망생이나 다른 작가가 만만히 여기는 건 좀 낫지, 평론가에게 찍혀서 만만한 취급을 받는 작가의 스트레스는 어떨까 하는 이야기도 하긴 했지만. 하긴, 솔직히 독자에게는 작가가 만만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시장에서 여러 해 살아남은 사람이 멘탈까지 약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좀 오해입니다 허허허) 평론가가 그러는 건 좀 씹고 뜯고 맛보고 뭐 그래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 너희만 혓바닥이 있는줄 아냐 싶고 그런 기분이 좀. (으쓱) 이를테면…… 그런 분이 있어요. 저는 책 나올 때 마다 좋아서 형광봉 흔드는 존잘님인데 평론쪽에서 자꾸 누가 생트집(…..)이랄까 좀 부당한 대접을 하는 느낌이 강력하게 드는 분이. (으쓱)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야 우리 존잘님 만만한 분 아니거든? (버럭버럭)
ps) 이렇게 뒷담을 할 때는 내가 여러 분야에 걸쳐서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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