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7일, 저는 오전에 다드래기님의 페이스북에서, 연재중인 회사(레진)에서 부모님이 편찮으신 것에 대해 병원 모시고 간 증빙서류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푸념하신 것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저는 다드래기 작가님 어머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트위터와 만협 등에 부고를 알렸습니다.
다드래기 작가님은 “달댕이”와 “거울아 거울아” 는 물론, 최근작인 “안녕 커뮤니티”까지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다뤄오시는 분으로, 특히 “안녕 커뮤니티”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고독과 죽음에 대해서도 다르고 계신데,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성실하게 연재하셨죠. 좋은 작품들이고 좋은 작가님입니다. 하지만 일상 이야기를 SNS를 통해 접하면서, 저는 노인들의 문제를 다루는 만화를 그리는 다드래기님과 그 편찮으신 어머님을 종종 걱정했습니다. 직접 뵙고 같이 놀러다니는 사이는 아니어도, 새벽에 글쓰고 그림그리다 보면 비슷한 처지의 트친 페친의 일상사 한탄을 보고 아이고 저 사람도 힘들겠구나 하기 쉽습니다.
가을이 되어 어머님께서 많이 편찮으시다는 이야기들을 읽었습니다. 웹소설 이야기 다음으로, 레진의 지각비 이야기가 나올 무렵이었지요. 다드래기 님께서 추석연휴가 길어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에 가지 못한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회사에서 지각비 관련 서류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심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바로 그 날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은 어머님이 돌아가신 것을, 발견하셨고요.
그 충격이 얼마나 크실 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저는 속으로 레진 이 찢어죽일 놈들. 하고 담당자까지 싸잡아서 무시무시하게 욕했고 그 중 마음의 소리 일부는 튀어나와서 트위터에서 추가로 욕도 했던 것 같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은, 울며 문상을 온 PD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씀씩이나 하셨는데요.
바로 며칠 전, 작가님은 어머님 사십구재에 대해 글을 남기셨습니다. 사십구재를 지내도록 레진코믹스가, PD 개인이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사과라든가, 공식 면담이라든가, 그런 것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 당황스럽습니다.
웹툰업체는 예전의 잡지처럼 쪼고 괴롭히고 트레이닝하면서 작가를 키우고 만화를 만드는 게 아니잖아요. 편집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완성된 작가를 데려다가 마르고 닳도록 갈아서 쓰고, 마모되면 부품처럼 내다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러다보니 작가가 다른 작가에게 스토리 컨설팅을 부탁하는(…..원래는 숙련된 편집자가 했어야 하는 거겠죠. 다른 작가가 아니라.)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진열공간인 시스템상의 공간을 내주고 수익을 나누는 게 전부인 업체에서, 업로드가 안 되면 팔 물건이 없으니 작가가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잡지만화에서는 지각하면 안 싣거나/완성된 원고에서 조판이 가능한 분량만큼만 먼저 싣고, 실린 분량만큼만 돈을 줬을 겁니다. 고료가 페이지 단위니까요) 지각비같은 얼토당토않은 깡패짓을 한 것도 모자라서 이런 불상사가 생기게 했는데.
야, 니들이 한 게 뭐있냐.
레진이 한국 만화의 발전을 위해 한 게 뭔지 요즘 계속 생각하게 되고요. 결과적으로 레진은 업계를 선도한다면서, 그 콘텐츠를 생산하는 작가들의 등골을 뽑아먹고, 경영자들에게 MG라는 – 더욱 수익을 내기 좋은 모델을 만들어 줬고요. 원석을 찾아서 다듬어 보석을 만드는게 아니라 이미 자력으로 뒹굴어 완성품이 된, 그러나 빛이 나려면 좀 더 손을 보았으면 좋았을 수많은 작가들을 데려다가 주간연재로 체력과 정신력을 갉아먹은 뒤 내다버리는 것 말고 니들이 한 게 뭐가 있니 싶을 뿐이고. 웹소설 작가님들게 한 거 생각하면 애초에 쟤들에게 작가를 존중하는 게 있는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도 다시 다드래기 작가님으로 돌아가서.
부모님이 급병으로 중환자실에 들어가셔서 그런 서류를 뗄 상황이 아니었는데 그런 말을 듣고 그날 돌아가셔도, 침통하고 원망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작가님과 같이 계시다가, 잠깐 사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어요.
그런 일이 잊혀지겠어요?
마지막으로 오늘, 다드래기 작가님의 트위터 링크 가져옵니다.
https://twitter.com/daduregi_mir/status/936832094466031618
발인 나가던 날 페이스북에서, 작가님이 그런 참혹한 일을 당하고도, PD의 사과와 레진코믹스의 상조지원에 대해 언급하셨던 것을 생각하고요.
그런데도 입 다물고 있는거, 너무 “개같은 짓”, 아니 “돈독오른짓” 아니냐고.
사람이 그 정도로 인간으로서 품위와 예의를 다 했으면, 그래도 대표라도 와서 머리를 숙였어야 하는 일이 아니냐고. 달랑 PD 하나 보내고 상조물품 좀 보내고 때울 게 아니라.
그리고 다시 한 번, 작가님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화내는 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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