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자체가 재미있는 만화. 기자인 주인공 카와나카 케이조가 여섯명의 일본 근대 대문호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그들이 즐겼던 음식을 취재해 나가는 이야기.
이 만화에 소개된 여섯명의 대문호, 나츠메 소세키, 마사오카 시키, 히구치 이치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중 마사오카 시키와 나가이 카후에 대해서는 책을 읽어보는 것은 고사하고 이름도 정확히는 알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에 도서관에서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그 역시 소득이다. 마사오카 시키는 하이쿠와 와카를 남긴 시인이었으니, 번역서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본문 속에서, 좌천된 기자 카와나카는 이 기사를 쓰기 위해 작가의 작품들을 꼼꼼히 읽고, 그들의 생활과 만년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려 애쓰고, 뒤따라가고, 가급적 작가가 식사했던 그 곳에서 그 음식을 먹어보려 애쓴다. 소설과 미식을 통해, 수십 년의 시간을 넘어 작가가 피와 살을 가진 존재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글 속에 직접 드러나는 모습들을 발견하고, 글에서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사실은 술을 좋아했을 본모습을 그려보는 과정 자체가 잔잔하고 좋았다. 한편으로는 꼭 만화가 아니더라도, 문예지의 기획기사라든가, 혹은 TV 다큐멘터리 같은 식으로라도 우리나라 근현대문학 작가들의 식도락을 엿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식민지가 된 가난한 조국, 에서 죽기 전에 닭 먹는 게 소원이었던, 죽음을 앞에 두고도 살고 싶어했던 김유정 생각이 나서 마음이 우울해졌다.
그 돈이 되면 우선 닭을 한 30마리 고아 먹겠다. 그리고 땅군을 들여, 살모사 구렁이를 십여 마리 먹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