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팩트체크 –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제작팀, 중앙books

현재 JTBC의 뉴스들은 종편에서 만들어내는 쓰레기같은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피어난 장미에 가깝다. 아니, 심지어는 자사 기자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도 친정부적인 보도만 열심히 내놓는 지상파 방송사들과 비교하더라도 단연 독보적이다. 그 중에서도 뉴스룸의 팩트체크는, 가끔 헛발질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대부분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내용을 가급적 왜곡없이 규명해서 내놓으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실은 집에 TV를 두지 않았다 보니, 이슈가 있는 날만 뉴스를 챙겨 보았다. 그러다가 산후조리원에서 2주 연속 저녁에 뉴스를 시청하고 나서야 이걸 매일 하는걸 알고 깜짝 놀랐다.

사실 팩트체크의 전편은 JTBC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뭐든 아카이빙이 잘 되어 있는 시대에 굳이 이 내용을 책으로 정리한 것을 구입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긴 했다. JTBC와는 별도로, 같은 회사인 중앙일보 쪽은 다른 보수언론 못지 않게 곡학아세하는면이 없지 않은데, 그 중앙일보 계열사에서 나온 책을 사야 하나, 그런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구입했다. 책 표지에서조차 손석희 사장님께 시달리는 듯한 김필규 기자의 표정이 안타까워서가 아니라, 내가 올해 아이를 낳았기 때문애.

나는 1980년에 태어났다. 임신기간 중에, 그리고 태어났을 무렵에 이 나라에는 수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1979년과 1980년에 대해 내가 집에서 들은 것은, “1979년에 대통령이 죽었고 그때는 밖에 나가기도 무서웠다.”는 것과 “광주에서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 정도였다. 물론 그 시대에는, 언론은 더 확고히 통제되었을 것이요, 외신을 접하는 것도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처럼, 1인미디어가 시위 현장을 쫓아다니고, 외신들이 광화문을 비추는 세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어렸을 때 어떤 세상이었는지, 꼬꼬마가 궁금해 할 날이 있을 거이다. 그때 이야기를 해주다가 썰이 떨어지면 이 책을 읽으라고 꺼내줄 수는 있을 것이다. 1년에 200편 이상, 계속 이어지는 팩트체크는 쉽지 않은 기획이었고, 운영도 쉽지 않을 것이다. 외압이나 그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매일 새로운 기사를, 정치가들의 발언을 따져서 최대한 균형잡힌 관점으로 알아보기 쉽게 도표로 만들고 마지막으로 사장님 면담(…..손석희 앵커 겸 사장님 말입니다)까지 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닐텐데, 1년을 채웠다.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적어도 다른 언론사들이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될 때 까지만이라도, 이어지기를 바라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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