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풍의 열혈스런 그림체로 그려진, 에로만화 지망생이 에로만화가로서 연재를 따내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근작으로는 바쿠만의 하위호환적인 만화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구성이나 연출 면에서는 호에로 펜을 연상하게 하는 구석이 더 많았다. 30대 만화가 지망생이, 처음에는 삐뚤빼뚤한 선, 연출을 고려하지 않은 콘티, 무턱대고 많기만 한 양으로 승부하며 “아야코의 거시기”라는 만화를 그리다가, 다양한 기연을 만나고 한 가지씩 스킬을 습득해 나가며 에로 만화가로 데뷔하는 과정을 담았는데, 조금 인상깊게 본 것은 동인지를 잔뜩 사들여서 데이터베이스 화 한 뒤 복붙하여 만화를 만들던 화실 편. 그런 곳에서도 주인공은 남들의 동인지를 트레이스하여 스캔해서 자료로 만드는 일을 하며, 자신의 그림체를 다듬어나갔다. 그 편에서 화실의 선생님이 죠죠 캐릭터 풍으로 서서 자신의 궤변을 정당화하는 장면이 특히 입맛이 쓰고 기억에 남았다.
에로 만화를 그리는 작법서가 아니다.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