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 김홍민, 어크로스

북스피어 김홍민 사장. 그냥 몇 다리 건너 안전한 곳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기묘할 것 같은 출판사 사장. (북페어에서 북스피어 부스에 가 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 이 분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몇 분께 완전히 서로 다른, 길고 짧은 인물평을 들은 적이 있다. 한 명은 나와 아마 만나면 서로 목을 졸라버리고 싶을 만한 필생의 원수고, 한 명은 가까운 친구이며, 다른 사람들은 장르쪽의 지인들. 이 책은 그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완전히 다른 모습들이 어떻게 한 사람 안에서 구현이 되었는지 들여다 볼 기회 같은 것이었다.

이 책이 북스피어가 아니라 어크로스에서 나온 것을 보고 “역시 출판사 사장님도 남에게 인세 받는 재미는 놓칠 수 없는 것이었어.”하고 낄낄대다가, 결국 사서 읽었다. 1챕터는 그동안 르 지라시에서 본 글들, 혹은 이분의 인터뷰나 북스피어 블로그에서 봤던 이야기들이 마침내 제대로 방향성을 갖고 정돈이 된 형태였다. 야매 마케팅을 일삼고, 책에 이스터 에그를 숨기고, 괴상한 광고를 찍거나 이벤트를 하거나 독자들에게 책 교열을 시키거나 와우북 페스티벌에 기막힌 현수막을 걸어놓거나. 그런 일들에 대한 사연들.

2챕터는 지금의 나에게는 필요치 않으나, 출판에 뜻을 둔 사람이 읽어보면 좋을 만한 이야기들. 투고나 공모전에 대한 팁이나 인쇄 편집에 대한 읽을거리가 들어 있다. 판과 쇄의 차이라든가, 대수라든가. 책이 나와보기 전에는 작가라 해도 의외로 잘 모를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도.

3챕터와 4챕터는 그야말로 이 사장님의 개인 블로그같은, 하고싶은 말 다 하는 페이지들. 중간에 미야베 미유키 여사님 인터뷰도 있고. 장르문학 전반에 대해서, 꾸준히 책을 내고 꾸준히 스테디셀러를 펴내고 있는 회사의 관점을 엿볼 수 있다. 2챕터와 함께, 이쪽을 지망하는 사람들, 이쪽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들 모두가 좋아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까지 독자층이 확실히 정해져 있는 책, 괜찮은가;
이건 그야말로 장르 독자중에서도 미미 여사 파거나 북스피어 책 좀 읽은 독자 중에서도 골수 오덕이 읽겠지, 비덕이 출판사 사장 에세이를 왜 읽겠는가. 등등. 그런 걱정도 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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