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주로도 먹고 삽니다 : 10인의 작은 수공예숍 성공기 – 박은영, 신정원, 황금시간

출산을 하고 회복되는 동안 읽은 책 중 하나다. 데뷔하고 8년, 슬슬 자기 자리를 고민할 때이기도 하고.

전업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정말 많이 한다. 현재 육아를 하면서, 휴직기간동안 바로 그 “전업작가의 삶”을 시뮬레이션해보고 있다. 독립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에 대해 계속 생각한다. 물론 대출도 있고, 내 직장이 내 글쓰기를 정면으로 방해하지 않는 한 나는 계속 회사에 나갈 생각이지만. 여튼 이 책은, 그런 고민을 하던 중에 읽은 책이다. 블로그를 좀 더 공식적인 창구로 만드는게 좋지 않을까, 명함도 슬슬 바꿀 때가 되었지. 내 만화들이 외국에 조금씩 수출도 되고 있는데, 외국 독자가 찾아보았을 때 정보를 줄 수 있게 조금 개편을 해 보고 싶다. 아, 독립하면 어떨까. 뭐 그런 고민들. 그런 고민에 대해 찾아볼 수 있는 책 자체가 많지 않다. 그리고 뜻밖에도 마트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경력 단절 주부들이 뜨개질이나 목공예, 향초 등을 만들며 작은 공방의 사장님이 된 과정들에 대한 기록. 분명히, 이쪽은 사업자 등록이라든가 인터넷 쇼핑몰이라든가, 내가 독립할 때 고려해야 할 일들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깐 구체적인 꿈을 그려보게 하는 것들. 이런 성공사례들이, 사실은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또 그 다음 문제이지만. 그래도 작은 공방을 운영하며 만나게 되는 여러 상황에 대한 현실적인 설명들 역시 챕터별로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어서, etsy 쪽으로 원석팔찌를 팔고 있는 아론언니에게 권해드리기도 했다.

직장인으로서의 내 인생은 앞으로 정년까지 일한다고 해도 20년 남짓 남았다. 작가로서의 인생은 더 길 수도 있겠지. 그래도 꿈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 책 말고, 일러스트레이터 밥장 님의 책도 좋았는데. 정작 필요한 내용이 너무 적게 실려있었다. 일러스트레이터나, 작가나 번역가의, 그러니까 영수증을 발행할 일 없고, 규모에 따라 사업자 등록도 안 내도 되는 인적용역 사업자의 독립에 도움이 될 만한 책도 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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