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위로

공간의 위로 – 소린 밸브스

깨끗하고 아름답고 영감을 주는 공간. 말은 좋지만 손에 넣기는 정말 어렵다는 것은 아는데, 그래도 혹하지 않기도 어려운 문구이긴 했다. 여튼 우리는 이사를 할 거고, 새로운 동네로 가는 것이다 보니 불안한 마음도 아주 없지는 않고, 게다가 아이가 태어날 거고, 아이가 태어나고 1년간은 출근도 못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게 될 테고 작업도 계속해야 하는데,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없다면 거짓말이지.

여튼, 그래서 아무리 책으로 가득 차다 못해 남아있는 빈 벽이 없을 지경이라고 해도, 그런 욕심이 조금은 있다 보니 공간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읽었다. 집 정리법이나, 작은 집 인테리어 방법, 그런 것은 아니다. 그저 공간을 이해하고 그 공간을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바꿔 나가는 방법에 대한, 조금은 원론적이고 조금은 뜬구름 잡는 듯한 이야기. 어떤 면에서는 “시크릿”스러운 느낌도 있다. 하지만 살고 있는 공간이 나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분명하겠지. 똑같은 구조의 아파트라도, 아랫집과 우리집은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보이니까.

일단은 어떻게든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수납하는 데 몰두했던 데서 조금 벗어나서, 아기를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이 수납방법을 알려주진 않겠지만, 적어도 침실은 조금 더 침실답게, 그리고 서재는 그야말로 일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그리고 원래는 아기방을 만들고 싶었지만 결국 책을 두는 방으로 결정한 방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데 힌트가 될 수는 있겠지. 그러니까 이 책은, 아이디어에 대한 책이다. 읽을때 고개를 끄덕끄덕하는 게 아니라, 읽고서 그 다음은 직접 움직여야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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