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3년 넘게 로맨스 소설의 만화화 각색 일을 했어도, 한국 로맨스의 문법은 익숙해지지 않아요. 노력을 해도 안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정말…… 이런 식으로 느끼게 되다니.
제가 지난 설에 담당님께 연하장을 받았는데.
연하장에 “로.맨.스”라고 써있었다니까요. 정말로.
…….
못하는 부분을 잘 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발전시키고 애쓰고 겸사겸사 부업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 작업을 하면서 다시 한번 아주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아아아아 ㅠㅠㅠㅠㅠㅠ 그러니까, 담당님은 “남들 다 쓰는 로맨스 왜 너는 못 쓰냐”고 저를 핍박하시건만, 제게는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듯이 로맨스를 쓸 수 있는 사람도 따로 있는 것” 로맨스를 잘 쓰시는 분들에 대해 진심으로 존경심을 보이고 싶어지는 신새벽이었습니다.
이사중이라서, 원래 해놓은 원고를 잃어버려서(그래봤자 짐 틈 어딘가에 있겠죠.) 마지막화 콘티를 무슨 양반김도 아니고 두번 그려서 보냈는데, 뭔가 로맨스코미디의 대단원으로는 부족하다고 리턴이 되어서, 한번 더 그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에야 끝나요.
같이 일해주신 김진희 작가님 감사합니다. 원작자님. 제가 로맨스에 조예가 없어서(아니, 사실 이거 하기 전까지는 로맨스소설을 잘 안 봤어요. 이것 하면서 노력하느라고 로맨스들을 일부러 찾아서 봤습니다) 원래 소설의 로맨스를 제대로 못 살린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전 이제 가서 자야죠. 집의 스캐너 상태가 별로인데, 아침에 회사가서 얼른 스캔해서 보내고 나면, 이제 저 상자에 넣고 봉인해야죠. 이미 완결난 둘처럼요.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한 만화 중 하이바맨을 빼면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 가장 오래 연재했네요.
……로맨스 각색 일 말고, 중년이 나오는 로맨스라면 조금 만들어 볼 수 있는데. 기획서를 몇개 보냈는데 일이 될지 모르겠어요. 안되면 그냥 소설 쓰면 되니까. ㅇㅇ
여튼 하나 또, 끝났습니다.
작화가 들어가니까, 아마 10월 초에는 끝나겠네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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